미 금리 또 올려 4%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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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일 (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연 3.75%에서 4.0%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FRB는 지난해 6월 이후 0.25%포인트씩 모두 1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 뒤 "에너지와 다른 비용의 계속된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밝혔다. FRB는 다만 "최근 수개월간 (에너지 값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억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발표문에는 삭제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라는 표현이 들어 있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선 최근 벤 버냉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이 후임 FRB 의장으로 지명된 것을 계기로 이 표현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었다.

상당수의 미국 금융전문가는 버냉키가 성장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해왔기 때문에 취임 이후 금리 인상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적잖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콜금리 목표치를 올리면서 0.25%포인트로 좁혀졌던 한.미 간 정책금리 차이가 다시 0.5%포인트로 벌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체감경기가 현저히 회복되지 않아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면서도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가능할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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