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 IPU총회 연설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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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인은 세계평화와 인류의 공영을 가져오고 우리의 후손에게 파멸의 지구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차원의 세계질서를 창조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 하다는것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여러분과 세계인류의 정성과 노력이 모아지기를 충심으로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번 서울총회가 이러한 새로운 세계질서 창조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국제의회연맹규약이 규정하고 있듯이「국제평화와 협력」이라는 숭고한 목표를 성취하는데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기를 본인은 기대하고 있읍니다.
세계 국민의 품성과 이상은 지구인의 그것으로 통합 되어야하며 이러한 공통인식 아래 인류는 지구인으로서 총 화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인은 이를 위한 몇가지 원칙을 이 기회를 통하여 밝히고자하는 바입니다.
첫째, 세계질서는 공동운명체라는 기본인식아래 화합의 질서로 나아가야합니다.
무기경쟁과 전쟁위협은 화합의 상실, 즉 상호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국가·인종·언어·종교·지역·이념과 체제의 모든 차이, 모든 주장의 대립과 반목, 그리고 어느 일방이 타방에 대해 갖고있는 불신은 같은 지구인이라는 의식, 그리고 동시파멸의 위험에 대한 공통인식을 바탕으로하여 이해와 화합의 장으로 수렴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대화와 화합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며 긴장과 전쟁을 막는 불가결의 방편이 될것입니다.
물론 동족간의 대화와 화합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인종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국가가 다른 세계인이 화합을 이룩하기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수도 있읍니다.
그러나 평화와 대립,그리고 분쟁이 공동의 파멸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외계로의 진출을 이루어낸 지구인의 지혜가 이를 모를리 없으며, 안다면 이기심을 버리고 공존을 위한 용기있는 실천적 노력이 뒤따라야할 것이다.
둘째, 그러한 화합은 지배의 질서를 청산하고 각국의 독립과 자율이 보장되는 명실상부한 평등의 질서, 정의의 질서를 확립하는데 기초를 두어야한다는 것을 본인은 강조하는 바입니다.
힘에 의한 지배와 피지배의 질서로는 진정한 화합과 신뢰가 싹틀 수 없읍니다.
강대국은 강대국대로 무기와 부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하여 작은 나라를 짓밟거나 위협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세계질서는 언어와 풍속,그리고 역사와 전통을 달리하는 국가간에도 어느 일방의 기존제도를 강요할것이 아니라 다른 제도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호혜평등의 정신에서 출발되어야할 것입니다.
그것이 국가간의 정의이며 이러한 정의에 바탕을 둔 국가관계는 불신과 원망의 씨를 남기지 않고 자율과 선의의 경쟁을 가능케 함으로써 전체의 번영과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는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나라가 끊임없는 대화와 접촉과 평등한 관계로 화합을 이룩하고 인류전체가 평화에의 의지를 확고하게 한다면 우리는 비로소「최후의 결전」을 초래하는 파멸을 피하고 영원한 공존공영을 스스로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째는 인류전체의 번영을 위한 상호협력 입니다.
평화의 유지와 생존의 확보는 인류의 번영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에 불과합니다. 인류는 보다 적극적으로 행복의 증진을 위해 협력하는 새 질서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선발자가 자기의 기존이익을 지키는데 급급하여 같은 인류인 후발자의 곤경을 외면하고 현상유지만을 주장하거나,또 후발자가 선발자로부터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합리적인 자체노력이없이 현상의 변경만 요구한다면 우리 모두가 탄 배는 필경 난파를 면할수 없을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빈국의 합리적인 자조노력을 부국이 지원하고 부국의 번영 또한 빈국의 번영에 직결된다는 공동인식하에 대결에서 상조로 나아가는 새로운 협력질서가 모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기아와 질병의 공포가 남아있는 한 우리는 모두 국제사회의 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으며 어느 누구도 평화가 유지될수 있다고 믿을수 없을 것입니다.
전세계 인류의 80%이상을 차지하는 1백30여개 국가가 아직도 저개발 상태에 있고 이층에서 최저빈곤국이 40국에 이르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지구상에는 평화나 안정을 기대할수 없을 것이며, 결국에는 부국도 빈국도 없는「전지구의 파산」으로 이어 질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따라서 기술이전의 성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철폐로 진정한 협력의 새질서를 위한 모두의 정성과 노력이 모아져야 하겠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도 국제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여러조치에 관하여 토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만, 이러한 토의가 협력의 새질서를 향도할 중요한 지침을 제시하게 되기를 본인은 충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또 이러한 새질서를 정립하는데 대한민국이 적극적인 공헌을 할것을 분명히 다짐해두는 바입니다.
이러한 새질서 구축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은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개최될 각종 국제회의와 86년아시안게임,그리고 88년 국제올림픽경기등 모든 국제모임에서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국민이 참여하는 것을 환영하며 이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밝혀두는 바입니다.
본인은 국제의회 연맹총회가 인류공동의 염원인 평화와 번영의 증진에 기여함에 있어 한반도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자세와 노력을 참고하게 되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은 대화를 통하여 남북한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확신하고 남북한 관계개선에 기여할수있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건설적인 제의에 대해 북한측은 아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읍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화와 화합만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신념아래 인내심과 성의를 가지고 북한측이 대화의 광장으로 나오도록 모든 노력을 다 경주해 나갈것입니다.
세계 모든 국민들의 대표들이 모인 이 모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화합·평등·협력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조하는 대역사를 이룩할 것을 열망하면서, 본인은 국제의회 연맹과 각국대표 여러분, 모두의 앞날에 영광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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