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윤경신 감독 "명선수가 명감독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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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신(42) 핸드볼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 핸드볼의 살아있는 전설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다섯 번이나 올림픽에 참가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대표팀은 8위에 그쳤지만, 윤 감독은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윤 감독은 지난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8차례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핸드볼 스타다.

그가 위기에 빠진 한국 남자 핸드볼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5위에 그쳐 세계선수권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해 9월 홈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카타르에 져 은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지난 6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윤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가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며 "훈련량을 늘리고 스피드를 더욱 보강해 카타르를 넘어 반드시 2016년 리우 여름올림픽 출전권을 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윤경신 감독과 일문일답.

-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소감은.
"지금 남자 핸드볼이 힘든 시기인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서 코치진과 선수들을 잘 이끌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 여섯 번째 올림픽을 감독으로서 준비하게 됐다.
"아직 올림픽에 나간 건 아니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대 때문에 내가 감독에 선임된 것 같다. 당장 11월에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이 있다. 책임감을 갖고 6번째 도전을 해보고 싶다."

- 아시아직역 올림픽 진출권은 단 한 장이다. 카타르를 넘어야 하는데.
"카타르 이기기 위해서 일단 훈련량을 늘려야할 것 같다. 한국 핸드볼의 장점인 스피드를 잘 살릴 수 있는 훈련을 하겠다. 늘 강조하지만 웨이트도 늘려야한다. 카타르는 중동팀이지만 유럽 선수들이 귀화해 뛰고 있다. 카타르는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2위를 한 팀이다. 체력적인 부분과 웨이트를 보강해서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 축구 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발탁했던 것처럼 유망주를 찾겠다고 공언했는데.
"축구의 이정협 선수처럼 핸드볼에서도 새로운 얼굴을 수시로 발굴해야 한다. 당장 성적이 걱정된다고 해서 노장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가능성있는 선수들을 찾도록 하겠다."

-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이 있는데. 부담스럽지는 않나.
"지금부터 부담이 생겼다. 내가 그걸 깨고 싶다. 홍명보 감독이나 유명 스타가 감독이 되면서 힘들어 하는 것을 지켜봤다. 나도 분명 힘든 게 있을 것이다. 더 연구하고 분석하면서 쉼 없이 노력하겠다."

-남자 핸드볼이 위기라고 한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확실히 위기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 모두 힘든 시기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는지가 중요하다. 프로 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코칭스태프가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있다. 선수 스스로 프로 의식을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각오를 밝힌다면.
"아직 지도자로서 부족한 점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의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남자 핸드볼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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