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리는 '프라하 신드롬'

중앙일보

입력

'프라하의 연인'이 단풍보다 붉게 올 가을을 사랑으로 물들이고 있다. 연인 티셔츠 출시, 체코 관광 붐, 주제곡 컬러링 다운로드 100만건 돌파…갖가지 핫 뉴스로 지면을 따끈하게 장식하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 딸과 말단 형사의 러브스토리-. 뭔가 범상치 않은 '금단의 사랑'이 시청자의 눈과 귀와 마음을 붙들어 매고 있는 것인가. 'TV속 그것이 알고 싶다'는 화제의 드라마를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보았다.
얘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 '파리의 연인'의 명대사는 지금도 연인들의 귓전에 맴도는 듯하다. 이 작품의 명콤비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가 다시 한번 사랑의 계절풍을 몰아오고 있다.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바람은 시작된다.
▶중세의 도시 프라하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프라하. 중유럽의 가장 오래된 다리 카를교, 프라하성과 환상적인 불티바강의 야경을 품은 로맨틱한 도시는 연인들의 가슴마다에 큐피드의 화살을 당긴다. 드라마상에서 프라하는 3회까지 등장하지만, 한번 꽂힌 화살을 가슴에서 뽑기란 쉽지 않다.
▶등장인물
#현직 대통령의 딸, 윤재희(전도연 분)
대통령의 딸이자 외교관. 첫 발령지 파리에서 지영우(김민준 분)를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영우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본부 근무가 끝나 찾게 된 프라하에서 야생동물 같은 남자 상현을 만난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 강혜주(윤세아 분)를 찾아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왔다.
#강력계 형사 8년차, 최상현(김주혁 분)
사춘기때 부모 뺑소니 사고에서 앵무새처럼 '최선을 다했다'는 말만 되뇌는 경찰을 보고 형사가 된 상현. 도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곳에서 혜주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자신의 적금을 깨 혜주의 유학 비용을 대지만 돌아온 건 작별인사. 그의 꽉 닫힌 마음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재희. 그리고 재희를 사랑하는 영우와 상현을 사랑하는 혜주. 이 넷을 축으로 한 애증의 수레바퀴가 김은숙 작가의 톡톡 튀는 대사로 가열차게 돌아간다.
▶공인 작가 김은숙
50% 시청률을 기록한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 그녀는 연애와 마라톤의 공통점을 이렇게 말한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때론 외롭다. 평생 한 번도 못해 보고 죽을 수 있다. 용기가 없으면 시작할 수 없다.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한눈 팔면 망한다." "인연이랄 게 뭐 있나요. 정말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여자가 '이년'이라는 소리나오게 하고 떠나던데"라는 상현의 얘기 또한 김 작가의 삶에 대한 시선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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