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적자 사상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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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통화안정」을 지상과제로 삼고있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자신이 역사상 유례가 없는 큰폭의 적자를 내어 「통화증발」을 일으키고있어 통화안정정책의 역설적인 측면을 드러내고있다.
한은은 지난 한햇동안 1천3백17억7천만원의 적자를 낸데이어 올들어 8월말까지만 1천3백76억9천만원에 달하는 한은 사상최대의 적자를 냈으며, 현추세대로 가면 연말까지의 적자는 2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은은 무자본 특수법인이므로 한은의 적자는 곧바로 그만한 돈을 새로이 찍어내 충당한다는, 즉 통화증발을 뜻한다.
한은이 이처럼 큰 폭의 적자를 내고있는것은 한은이 행원의 봉급을 많이 준다거나 필요없는 경비를 지출하는등 부실경영을 해서가 아니라 높은 금리의 통화안정증권발행을 통해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거두어들이는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때문이다.
돈을 풀땐 풀어야되겠고 풀고보니 통화증발이 걱정되어 한은이 다시 비싼값을 쳐주고 풀린돈을 빨아들이는 통화의 「순환 펌프」역할을 떠말지 않을수없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있는것이다.
금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한은이 중간에 들어 억지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과거 매년 흑자를 내 통화를 거두어 들이는 역할을 했었는데 통화정책이 건전하다면 한은은 적자도 흑자도 내지않는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수있다.
한편 지난 8월말 현재 한은의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모두 2조7천92억5천만원에 달하고있다.
특히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들여온 스와프자금중 한은이 통화안정증권계정으로 묶어두고 있는 자금은 8월말 현재 거의 7억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이에대해 한은은 조달금리외에 1%의 마진까지 덧붙여 이자를 보전해주고 있으므로 엄청난 부담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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