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경기 대체로 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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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추석경기가 전만 못하다. 백화점쪽은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매출이 20%가량 늘어 그런대로 명절기분을 냈지만 의류가 대종을 이루는 재래시장은 작년보다 못하다는 상인들의 푸념이다.
올들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나아졌고 추석경기를 좌우하는 농사가 대풍을 이룰 전망이어서 지난해보다 40∼50%는 매출이 늘것으로 잔뜩 기대했던 추석상가는 기대만 못한 매기에 울상이다.
최근 몇년새 추석경기는 재래시장보다 백화점·쇼핑센터로 옮겨가는 추세인데 올들어서는 이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씩 추석맞이행사를 벌여온 신세계·롯데쇼핑·미도파등 대형백화점의경우 행사기간중의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40%정도 늘린 80억∼90억원으로 잡아놓았으나 달성은 힘들듯.
정확한 매상은 결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목표의 절반인 20%신장에 머무를것이라는게 업계자체의 진단이다.
경기호전이나 대풍예상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매출이 부진한것은 해마다 강화되고 있는 선물 주고받지 않기 캠페인탓도 있지만 올추석은 명성사건·KAL기사건등 큰사건이 잇달아 터지는등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던데다 늦더위가 계속됐던것이 매기에 큰영향을 미쳤다.
올해 또 두드러진 현상은 기업·단체에서 대량으로 선물을 사가는 일이 부쩍 줄었다는 것.
지난해만해도 중동건설근로자나 가족들, 또는 거래선에 주기위한 기업의 대량구매가 전체매출의 30%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해외건설경기퇴조등의 영향으로 20%를 밑돌 전망이다.
올해 추석선물로는 정육·갈비·건과류·건강식품등 식품류가 인기를 끈반면 의류·구두등은 크게 부진했다.
금액상으로는 8천∼1만5천원정도의 선물세트가 가장 많이 나갔다.
남대문·동대문·중부시장등 재래시장들로 추석경기는 지난주말을 고비로 사실상 끝난상태이나 매기는 예년만 못하다.
남대문시장강의 경우 여성·아동목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몇년전부터 추석빔이 사라지고 있는데다 계속된 늦더위로 매기가 시원치 않았다.
올해는 추석을 지내고 기온이 더 떨어져서야 매기를 기대할수 있겠다는게 상인들의 푸념이다.
건어물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중부시장의 경우, 어황이 나빠 가격이 오르는통에 금액상으로는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물량면으로는 오히려 10%정도 줄었다는게 상인들의 얘기.
제수수요는 그런대로 있었으나 선물구매가 작년보다 20∼30%가량 줄었다.
그러나 굴비·오징어·김등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30∼40%씩 올라 상인들에게 그런대로 재미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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