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조사 보고서, 신세대 원조 X세대 그후 10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나라 2635세대(26~35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앞 세대인 386세대(36~45세)가 '우리'를 추구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또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다" "한번 살아 보고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결혼은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당당히 밝힌다. 이들은 10년 전 'X세대'로 불리며 우리나라 신세대의 '원조'가 됐던 세대다. 경제발전기인 1970년대에 태어나 80~90년대 민주화와 자유화 물결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제일기획은 과거 X세대의 현재 모습을 조사한 '우리 시대의 미드필더, 2635세대'라는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635세대 남녀 640명과 386세대 남녀 160명을 5~7월 심층 그룹 면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2635세대는 과거의 특징을 상당부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충동적이었던 소비성향은 합리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며 "2635세대는 전통과 혁신을 잇는 미드필더 세대"라고 밝혔다.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시대를 거치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돈을 좋아하는 태도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635세대의 키워드로 ▶자기중심주의▶진보성▶현실주의▶유행 추구▶개방성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 자기중심주의=이들은 "인생에서 가족이 중요하다"(95.6%)고 응답한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63.4%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면 386세대는 73.8%가 희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일부 응답자는 "아이에게 매이면 자기 시간을 못 가지니까 아이에게 들여야 할 돈.노력.정성을 나에게 쏟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세대는 이렇게 자기계발 욕구가 강하다. "나이 더 먹기 전에 성공을 하기 위해서… 가만 있으면 밀려난다"라는 게 자기계발을 하려는 이유였다. ◆ 진보성=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3.9%)가 혼전 동거에 긍정적인 답변을 할 정도로 이성관과 결혼관은 진보적이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결혼은 선택(50%)이며, 싱글도 좋다(62.8%)는 대답이 많았다. 남자는 10명 중 6명이 때가 되면 결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맞벌이할 때) 예전엔 여자들이 퇴근하면 살림하고 애도 봐야 해 수퍼우먼이라고 했지만 이젠 수퍼맨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도 여자와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 현실주의=물건을 살 때 사전에 정보를 탐색하며(48.8%) 쿠폰이나 할인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47.3%). 또 배우자 선택 기준은 성격(63.4%) 다음으로 돈과 경제력(13.3%)을 꼽았다. 386세대가 성격 다음에 외모와 키(13.1%)를 꼽은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이미 결혼한 2635세대 응답자 중 24.1%가 다시 결혼하면 경제력을 배우자 선택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 유행 추구=이들은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제품은 신뢰가 가지 않고(42.2%) 값비싼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모아본 적이 있을(32.7%) 정도로 브랜드 추구 경향이 강하다. 새로운 유행이나 패션을 빨리 받아들이는 편이냐는 질문과 사용하는 제품을 개성의 표현 수단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86세대는 각각 22.5%, 36.3%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2635세대는 각각 38%, 49.4%가 '그렇다'고 답했다. ◆ 개방성=이들은 기회만 되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고(91.9%), 외국이 멀게 느껴지지 않으며(61.9%), 다른 나라 음식이나 문화에 거부감이 없다(56.9%)고 답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길 안내 정도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거나 외국 잡지.뉴스 등을 정기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각각 25.6%, 19.1%에 불과했다. 관심사도 386세대와는 달랐다. 386세대는 경제(32.5%).사회(22.5%).정치(15%)순으로 꼽았지만, 2635세대는 경제(25.6%).사회(22.8%).스포츠(18.4%)에 관심이 많았고 정치에 대한 관심(6.1%)은 낮았다. 양선희 기자[관련자료] '우리시대의 미드필더, 2635세대' 보고서no cu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