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올림픽 티켓 3자리 놓고 22팀이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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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년만에 올림픽본 무대에 나서려는 한국축구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내년LA올림픽을 불과 10여개월 남겨놓고 있는 한국축구는 본선티킷을 잡기위해 총력을 경주, 비상태세에 들어갔으나 재구성된 대표팀이 보름도 안되어 기존멤버5명의 이탈·교체 등 소동으로 한차례 호된 홍역을 겪었다.
일부에선 이번의 화가 약이 되어 재결속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견해를 나타내기도한다. 그러나 청소년대표중심의 젊은 대표팀이 기동력과 패기만으로 험난한 올림픽에의 길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한국축구가 올림픽에 출전한것은 52년 런던올림픽과 64년 동경올림픽 두차례. 68년 이후엔 번번이 마지막 순간에 좌초, 예선탈락의 고배를 들곤했다. 따라서 이번 LA올림픽에는 비록 본선에서 망신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예선을 통과, 한국축구의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것이 국민의 한결같은 여망이다.
더구나 88서울올림픽을 내다보면 어떤 종목보다 먼저 강력한 축구팀을 만들어야 할 입장이다.
축구협회가 일부의 반발을 무릎쓰고 청소년팀의 박종환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청소년중심의 과감한 개편을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축구가 당장 LA행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이번의 동요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려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예선은11월1일로 임박, 시간적인 여유가없는 상태다.
LA올림픽 축구에 출전할 아시아-오세아니아 대표는 3자리 뿐이다. 총16개월 가운데 지난대회 우승팀(소련), 개최국(미국)을 제외한 14개팀을 지역별로 안배, 아시아-오세아니아 3팀,유럽 4팀, 북중미 2팀, 남미 2팀, 아프리카 3팀으로 나누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에는 총22팀이 참가신청, 5개조로 나뉘어 1차예선을 진행, 각조 l-2위팀이 두그룹으로 나뉘어 2차예선 준결승리그를 벌여 각조1위 2팀은 자동출전권을 얻게되며 2위팀끼리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싸우게된다. 따라서 LA에 진출하기까지 3단계의 관문을 거치는 셈이다.
3조에 속한 한국은 태국·홍콩보다는 한수 위여서 중공과함께 2차예선에 오를 공산이 크지만 그 다음에는 쿠웨이트·이라크·뉴질랜드·일본·말레이지아등 강적이 수두룩하여 그 틈에서 3강에 드는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명년3월까지 마치게 되어있는 2차예선도 밖에서 갖게되므로 불리한 입장. 대표팀 개편으로 가뜩이나 훈련기간이 짧은데다 이번의 심한 진통으로 적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암운을 헤치고 LA행로를 뚫고 나갈 강한 의지와 일사불란의 팀웍을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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