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진혼제 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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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왓까나이(치내)=김재봉·최재영 특파원】5일하오4시40분 왓까나이에 도착한 KAL기희생자 진혼단 제2진 64명은 6일상오14시 모네론섬 동남쪽 33b 해상에서 진혼제를 갖고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진혼제가 올려진 해역은 5일과는 달리 짙은 구름이 끼어있었고 파도는 1∼1.5m로 높았다.
진혼제는 정양산스님(40·서울조계사)의 독경과 김자영목사(49·서울잠실만나감리교회)의 애절한 기도에이어 유족들이 서울에서 준비해온 조화를 차례차례로 바닷속에 헌화하는 순서로 30분동안 진행됐다.
숨진 스튜어디스 이은미양의 아버지 이형만씨(57·서울청량리동 미주아파트2동1306호)는 정양산 스님에게 천혼축문을 부탁, 『은미야, 아버지가 작별일하러 왔다. 이 세상에서 못다한 모든 미련을 버리고 훌훌 하늘나라로 승천하여 고이고이 잠들어라.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주문을 마치자 20여명의 유족들도 천혼축문을 부탁하며 뱃전에서 통곡했다.
조카 김청강씨(47·부산대아관광회장)의 원혼을 달래기위해 온 김정규씨(54·서울반포아파트 B동304호)는 『이제 남은 희망은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하는것뿐』이라고 말하고 『희생자의 시체마저 돌려주지않는다던 소련은 영원한 인류의 적이 되고말것』이라며 울먹였다.
검정치마저고리를 입고온 스튜어디스 김미향양(20)의 어머니 유순작씨(49·서울송형동22의83)는 뱃전에 매달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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