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통신 제2보도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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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로이터=연합】다음은 타스통신으로 발표된 소련측의 성명전문이다.
『이미 보도된바와같이 8월31일밤부터 9월1일사이에 한 미확인비행기가 소련국경을 침범하여 영공깊숙이 들어왔다.
이 비행기는 현국제항로를 벗어나 소련영역으로 5백km까지 들어와 오호츠크해지역인 캄차카반도와 사할린상공을 2시간여 비행했다.
이 비행기는 국체운항규정도 무시한채 운항등을 켜지않았으며 소련측의 무선 교신에도 반응이 없었고 스스로 교신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미확인 침범기가 소련영공에있던 시간에 소련방공기들이 출격하여 국제공통신호를 이용, 거듭 교신을 시도하고 가장 가까운 소련비행장에 착륙시키려던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이 비행기는 이를 모두 무시했다.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공군기 4대가 비행기의 진로를 따라 예광탄으로 경고사격을했다. 경고사격이 있은직후 비행기는 소련영공을 떠나 동해쪽으로 계속 비행했다.
약10여분동안 이 비행기는 비행관제구역에 있었으나 그후 더이상 관측할수 없었다.
이제 미국과 뉴욕∼서울간을 운항하는 한 한국여객기의 실종지점에 인접한 국가들에서 일대 소동이 일어나고있다.
하나의 관심은 이미 이사건에 대한 첫 보도에서 미중앙정보국(CIA)에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후 미국으로부터 새나온 보도들은 이 여객기의 비행노정과 비행성격이 우연한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하는 근거를 점점 더 제공해주고 있다.
미국측이 일이 벌어진후인 지금 그 비행기가 소련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뿐아니라 관련미국기관이 비행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다는것을 시사하는 데이터를 인용한 것은 암시적이다.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관찰을 받고있던 그 비행기가 정상적인 비행을 하게하기 위해서라면 미국측은 왜 소련영공침범을 그치게하고 그 비행기를 국제항로로 되돌아오게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물을는지도 모른다.
왜 미국당국은 소련과 접촉을 유지하려하지도 않았으며 이 여객기의 비행자료도 제공하려하지 않았는가? 이를 위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극동지역의 미항공기들은 고의적으로 소련의 국경을 침범하는 사례가 드물지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소련은 이문제와 관련, 미정부에 여러차례 항의를 제기해왔다.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 문제비행기의 소련영공침범은 사전 계획된 행위로밖에 간주될수 없다.
이는 분명 민간항공기로 위장, 아무런 방해없이 특수정보목적을 달성하려면 행위로 생각될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같은 도발행위를 꾸민자들이 소련을 중상하고 적개심의 씨를 뿌리며 소련의 평화애호정책을 헐뜯어 고의적으로 국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려들고 있다는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
이는 또 미국의「레이건」대통령에 의해서 급조되는 무분별하고 중상에 가득찬 대소성명에서도 확실히 예증되고 있다.
소련지도층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데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동시에, 고의 또는 의도적인 부주의로 사람들의 목숨을 잃게 해놓고 이제와서 이사건을 당치도않은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드는 자들을 단호하게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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