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헬미트 광고 싸고 KBO-구단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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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로야구선수용의 헬미트에 부착한 광고선전의 규정위반여부를 둘러싸고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이 팽팽히 맞서 주목을 모으고있다.
이같은 광고논쟁은 프로야구출범이후 첫 케이스로 앞으로의 선례가 되기 때문에 이 결과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헬미트에 광고를 부착하고 경기에 출전하고있는 팀은 해태와 삼성 두 팀. 해태타이거즈는 지난달25일부터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인 「부라보」라는 선전문구를 헬미트에 부착하고있으며 뒤이어 삼성라이온즈도 지난 21일부터 삼성전자의 「이코노」를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하고있다..이들 구단의 광고선전에 대해 KBO는 24일 야구규정과 협약을 들어오는 9월일부터 이를 제거토록 구단에 통고함으로써 구단 측과 맞서고있다.
야구규칙1·17에는 『공·배트·유니폼·미트·글러브·헬미트등 기타 규칙에 규정된 경기용구에는 그 제품을 위하여 과도한 상업적선전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있다. 한국프로야구협약 1백66조는 경기에 착용하는 유니폼에는 통제된 배번호를 사용하고 흉장 및 완장은 총재에 의해 승인된 것 이외의 문자 또는 표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있다.
그러나 이들 구단은 『야구규정의 제한은 경기용구를 만든 회사의 선전을 제한하는 것이며 야구협약의 유니콤에는 헬미트가 포함되지 않는다』 고 주장하고 있다.
KBO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이같은 선전이 금지되어있어 규정과 협약을 확대해석, 이러한 조치를 취한 모양인데 프로축구나 프로복싱선수들이 경기 중 공공연히 상품광고선전을 하고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점잖은 편.
미국과 일본은 별도의 품위규정이 있어 이를 적용해서 제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같은 규정이 없다고 구단 측은 말하고 있다.
구단은 또 출범 2년째의 한국프로야구팀들은 계속 적자운영을 하고있어 광고를 이용해서 적자를 커버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들 구단의 경우 해태는 광고부착으로 2천만원의 광고료를 받았고, 삼성도 작년부터 삼성전자의 계속적인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으로 광고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팀들이 계열회사의 광고선전이 아닌 타기업의 광고일 경우 5천만원내지 1억원의 광고료도 받을 수 있어 구단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의 경우 품위규정에 의해 헬미트의 광고부착은 물론 감독·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술·담배·약품의 선전에 나가는 것조차 금지하고있다.
한편 KBO는 곧 6개 구단실행이사회를 열어 이에 대한 규정보완과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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