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 경영 고집 … 환경 오염 시키지않는 협력업체와는 장기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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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 회사는 다음달 15일 경기도 이천의 위스키 공장에 협력 업체 30여 곳을 초청해 사회책임경영 설명회를 연다. 병.박스 납품 업체, 광고 및 전단 제작업체, 사무용품 납품업체까지 모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 자리에서 협력 업체들이 자체 윤리 규정을 갖춰야 하고, 오염 물질 감축 목표를 세운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등을 주문할 예정이다. 협력 업체가 지켜야 할 사항 중에는 영국의 디아지오 본사가 만든 '책임 음주 정책'도 있다. 음주 운전 절대 금지, 남에게 술을 강요하지 말 것 등이다.

그냥 이런저런 것들을 지키라고 말만 하는 게 아니다. 준수 사항 목록을 만들어 협력업체에 스스로 체크하도록 나눠주고, 얼마나 개선했는지 보고서도 수시로 받을 계획이다. 디아지오코리아 박철수 이사는 "필요하면 현장 실사까지 해서 잘 지키는 업체에는 장기 계약 등 혜택을, 따르지 않는 업체에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이처럼 협력업체의 사회책임경영까지 챙기는 것은 본사와 유엔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유엔은 1999년 제정한 '글로벌 콤팩트'라는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규약에서 '협력업체가 사회책임경영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대기업의 책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기업들이 오염 물질을 내뿜는 제조 공정만 따로 분사시켜서는 '오염은 우리 책임이 아니다'고 발뺌하는 식으로 편법적인 수단을 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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