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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망 헷갈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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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이 많지만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4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으로부터 향후 증시 상황과 투자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4명의 센터장 중 2명은 조정이 지난 주로 끝났거나 이달 말로 끝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내년에 지수가 1600까지 뻗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입장에 있는 센터장들은 금리와 원.달러 환율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내년 증시가 9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엇갈리는 증시 전망=낙관적인 센터장들은 펀드 투자 열풍 때문에 증시로 돈이 몰리면서 주가가 올랐다는 분석에 반대한다. 김영익 대신증권 센터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최근 상승은 근본적인 경제 여건(펀더멘털)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지 유동성이 몰린 것 때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센터장은 "저성장 체제에선 경기 회복을 실감하긴 어렵지만 회복기가 길고 안정적이다"며 "증시가 5년 정도의 대세 상승 기류를 타고 있으며 이제 절반 정도 왔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달러 강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외국인들 가운데 장기 투자자마저 주식을 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지수가 방향을 튼 2003년 4월 이후 상승의 동력은 외국인이었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유동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리서치 담당 상무는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가는 10%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내년엔 미국 경제 둔화로 한국 기업의 수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투신권에 유입된 돈의 60% 이상이 지수 1180대에 투자된 것이라며, '주가 하락→일시 환매→주가 하락'의 악순환을 우려했다.

해외 변수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낙관론자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으나, 반대쪽에선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 투자 전략=김영익 센터장은 "앞으로 3년간은 채권 비중은 줄이고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동차.정보기술(IT).은행 업종을 중심으로 우량주를 사서 보유하는 전략(바이 앤드 홀드)을 권했다. 이종우 센터장도 적극적인 매수를 권했지만 업종에선 차이가 났다. 그는"1990년대 말 활황을 이끌었던 IT주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금융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정호 센터장은 "당분간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시장의 변화를 관찰하라"고 충고했다. 유동원 상무는 주식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꾸라고 조언했다. 그는 "증시가 만성적인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단기 투자가 많기 때문이다"며 "단기 투자자라면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이지만 3년 이상 길게 본다면 조정기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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