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문활짝… 그리던 가족과 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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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부의 광복절특사로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소년원등에 수용중이던 공안사범 1백34명과일반형사법 1천44명등 모두 1천3백84명이 12일상오 일제히 풀려나 가족·친지들의 품에 안겼다.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에 관련,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최기식신부(40·전천주교 원주교구교육원장)는 이날 상오2시쯤 특별사면으로 교도소를나와 마중나온 원주교구 김종태총대리신부와 원동본단 주임신부 인승길씨등 신부5명과 신도대표 6명등과 함께 승용차편으로 원주로 떠났다.
11일하오11시쯤 2대의 승용차로 교도소에 도착한 인신부등은 정문앞에서 최신부를 기다렸으나 교도소측이 12일상오2시쯤 최신부를 후문을 통해 빼돌리는 바람에 보도진들을 골탕먹이기도했다.
또 상오3시50분쯤에는 남민전사건에 관련했던 심영호씨 (44·전 새한자동차사장)의 부인이 서울에서 도착하는 등 가족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교도소측은 상오4시36분 심씨의 부인등 6명을 교도소안으로 들여보내 출감에 따른 절차를 밟도록했다.
김해교도소에서는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 관련자 허진수씨 (26·한국기독교장로회 전국청년부회장·징역2년)가 형집행정지로 가석방, 옥문을 나섰다.
김해교도소에서는 허씨를포함 28명이 석방되었으며 부산교도소에서도 80명(남71.여9)의 일반형사범들이 특별가석방됐다.
마산교도소에서는 12일상오4시 부림사건에 관련되었던 노재열군(25·전부산공대4년)등 40명이 일제히 출감했는데 가족들에게 통고가 늦은 탓인지 마중나온 가족들은 20여명에 불과했으며 10분도 안돼 교도소문을 총총히 빠져 나갔다.
광주교도소는 이날 상오4시30분 공안사범6명을 포함, 모범수등 45명과 시위와 관련된 대학생6명 (형집행정지)을 석방했다. 춘천교도소에서도 모범수21명, 시위학생 10명등 31명이 풀려났다.
각 교도소앞에는 정부의 발표를 듣고, 몰려든 가족들로 붐볐으며 석방자들이 간단한 소지품을 들고 나오자 얼싸안는 등 감격하는 모습들이었다.
일부 교도소와 구치소는 12일 새벽부터 석방자들을 풀어줬으나 대부분의 교도소는 12일 상오10시쯤 일제히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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