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적자 3분의 1은 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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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과장됐다. 약 3분의 1은 적자에서 빼야 한다."

미국의 유력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부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11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25.5% 늘어난 666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이 중 약 2200억 달러는'허수'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해외 영업 활동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무역적자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매킨지의 주장이다.

예컨대 미국의 자동차 회사가 멕시코 공장에서 조립해 만든 차를 들여오면 무역통계에 상품 수입으로 잡힌다. 같은 이치로 미국 은행들이 인도의 콜센터에 인건비를 보내면 서비스를 수입한 것으로 분류된다. 미국 기업의 내부 거래인데 나라가 다르다 보니 수입으로 집계되는 모순이 무역적자를 크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경제학자는 미 달러화 약세가 2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데도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동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따라서 "앞으로 무역통계를 낼 때 제품의 생산지가 아니라 제품의 소유권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머니는 이 보고서를 인용,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상당부분은 미국 기업들의 성공적인 세계 진출에서 빚어지고 있지만 이 같은 해외 진출이 미국의 소비자.기업.주주 등 모두에게 이익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메릴랜드대학의 피터 모리치 교수 등 다른 전문가들은 "요즘은 고용 창출이 최대 관건"이라며 "이런 점에서 생산활동이 어느 나라에서 일어나느냐를 가장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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