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장」운숙양에 온정 쏟아져 막일하는 40대가장은 쌀20kg 보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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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살「소녀가장」김윤숙양(6일 중앙일보사회면보도)에게 전국 각계에서 온정의 밀물이 계속되고 있다.
영세민 가장이 쌀부대를 메고 오는가하면 어린이들이 저금통을 깨서 성금을 맡겨오고 억명으로 정성을 전하는 시민들도 많다.
○…『배가고파 운동장을 뛰지 못하는 슬픔을 누가 알겠읍니까.』
자신도 3년전에는 구청에서 도움을 받았던 영세민이라는 배희철씨(46·노동 서울무악동46의793)가 8일하오 쌀20kg l부대를 어깨에 메고 중앙일보를 찾았다.
배씨는 학용품이라도 사다주었으면 좋겠다고 돈1만원도함께 맡겼다.
쌀부대를 어깨에 메고 온 배씨는 『지난81년3월 병으로 쓰러졌을때 영세민이라고 구청에서 받은 도움을 조금이라도 갚고싶었다』면서 『작은 정성이지만 서로 돕고사는것이도리가 아니냐』고 했다.
○…서울신용산국교 5학년 서이석군(11)은 8일 상오 『윤숙누나에 관한기사를 읽고 효도하면서 공부하는것이 참으로 장하다고 생각했다』는 편지와 함께 푼푼이 저금해 모은 돈 2만원을 찾아 본사에 맡겼다.
또 윤숙양 기사를 보고 밤새워 울었다는 서희정양(10·서울반포국교3년)은 용돈을 아껴 돼지저금통에 모아둔 3만원을 보내왔다.
희정양은『언니의 불굴의 용기를 좋아한다. 더욱 용기를 갖고 열심히 공부하며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하느님께 빌겠다』고했다.
○…윤숙양과 같은 또래의 막내딸(9 국교3년)이 있다는 곽창욱변호사는 『김윤숙어린이의 착한 마음씨와 몸가짐, 그리고 그 효성에 감복하여 작은 성금을 보낸다』는 편지와 함께 10만원을 본사에 보내왔다.
○…『중앙일보애독자』라면서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따뜻한 손길들도 적지 않았다.
8일 상오 40대 초반의한시민이 『윤숙양에게 조그마한 밀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30만원을 맡겨왔고 하오5시쯤에는 50대 시민 한사람이 본사를 찾아와 20만원을 전한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총총히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또 어느 여성독자는『윤숙양에게 저의 정성을 전해달라』는 간다한 사연과 함께 5만원을 보내왔고 6일 저녁에도 익명의 독지가 2명이 20만원씩을 보내왔었다.
○…8일 하오 서울 영등구3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인철)에서는 휴지와 빈병등을 말아 모은돈 5만3번4백원을 보내왔고 병원새마을 11기동문회(회장 태완선)에서 20만원, 회림육영재단에서 10만원을 보내온 것을 비롯, 지금까지 20여명의 독지가들이 본사에 「윤숙양돕기성금」을 기탁해 왔다.
윤숙양의 지으로 직접찾아가 온정을 베푼 사람들도 많다.
7일하오 서울시 구본석교육감이 윤숙양지를 방문, 장학금을 전달하고 위로한데이어 8일하오 김관영북부교육구청장이 장학금을 전달했고 상계국교 한홍자교감이 윤숙양지를 찾아 윤숙양과 가족들을 격려했다.
7일에는 서울용산에 살고있는 김할머니라는 독자가 격려의 편지와 함께 돈5만원을 윤숙양지에 보내왔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젊은 남녀 대학생이10만원을 보내왔으며 이밖에도 많은 교인들이 성금과 쌀·고기등을 윤숙양에게 직접 전해주었다는것.
어머니가 30년전 대학입학선물로 준, 금넥타이핀을 팔아 받은 돈 1만9천3백40원을 6일 본사에 보내왔던 민병진씨(50·서울 종암동78의279)는 광숙양에게『효심과 미소를 잃지말고 부모님을 봉양하여라. 민병진아저씨가 힘껏 도울께』라는 격려전보를 보내오기도 했다.
○…병석에 누워 있는 윤숙양의 어머니와 지체부자유로 고생하는 윤숙양의 오빠 종우군 (14)의 치료를 동겠다고 나서는 사회단체도 많다.
삼육재활원에서는 종우군의 치료와 교육을 맡겠다고 본사로 연락해왔으며 서울장애자종합복지관에서도 종우군의 치료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왕유양봉사 (대표 문성덕)에서는 로열젤리6통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와갈은 고마움에 윤숙양은 8일 본사에 『지금까지 어둡고 긴 태풍부는 날만이 있는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이제는 순탄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라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김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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