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선비정신가르친다 숭예권, 안동 하회마을서 예절학교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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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옛 전통한국의 선비정신을 가르치는 서당이 오늘에 재현된다. 삼강오륜을 익히고 효·제·예·의·신·염·치등 오늘날 청소년들에게는 오히려 낯선 덕목을 가르쳐 우리의 옛 선비정신과 현재를 조화시키려는 의도로 청소년 하계예절학교가 8∼14일까지 숭례원 주최로 옛 영남선비들의 본향이었던 안동 하회민속마을풍남국교에서 열리게 되어 관심을 모은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튼튼한 민족정신을 기초로한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관을 심어주자는 생각입니다. 옛 서당처럼 무릎꿇고 앉아 삼강오륜을 배우도록 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종아리도 칠 생각입니다. 식사도 옛 스님들처럼 한개의 바리때에 담아 질박하게 먹도록 합니다』라는것이 이석훈원장의 얘기다.
남자중학교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번 예절학교의 교육내용은 오늘의 세대들에겐 오히려 낯선 것들이 많다. 소학, 삼강오륜을 통해 한국인의 전통 기초윤리와 도덕관 가치관을 배운다.
극기와 자기수양을 위해 불가의 스님들의 선을 익히고 전통 다도도익혀 조상의 풍류와 정신수양을 배우도록했다. 명심보감·중용선습·소학등에서 발췌한 내용을 가르치는것은 한자교육과함께 그 사상을 배우도록한 배려.
지방쓰는법, 제수배열하는법등 조상에게 제사를 모시는 일체의 예절과 방법도 가르친다. 그밖에도 스스로 탈을쓰고 춤을 춤으로써 잊혀져가는 옛 우리나라 서민들의 애환을 알고 흥을 느낄수 있는 가면극도 들어있다.
강사진으로는 참선은 해명스님, 『한국인의 얼』은 이동준교수(성균관대·한국철학), 예절은 박중훈씨 (성균관총무처장), 그밖에 유동식교수(연세대·종교철학) 와 전통예술의 인간문화재급 인사들이 다수 참여한다.
특별히 교육장소를 경북 안동으로 잡은것은 역사상 한국선비의 귀감이 될만한 서애 유성룡의 생가가 남아있고, 비교적 마을 전체가 옛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있는 때문이라고 주최측은 얘기한다.
이 예절학교 수강생들은 8일 상오8시전통 선비차림인 도포입고 유건 쓴 차림으로 문묘에 참배하는 것으로 교육을 시작한다.
그들을 통해 전통적인 우리의것과 오늘의것을 조화시킨 바람직한 가치관을 청소년들에게 교육할수있는 효율적인 내용과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숭례원은 앞으로도 계속사업으로 청소년 예절학교를 운영하리라고 한다. 또 내년에는 여학생을 위한 예절학교도 마련할 계획이다.
버릇없고 약삭빠르며 전통적인 한국적 덕목은 거의 찾아볼수 없다고 흔히 일컬어지는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정신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숭례원외에도 한국인간교육원이 3∼6일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인격지도 수련회를 갖는것등 예절교육을 시도하는 사회단체가 늘어나고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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