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자 키우지 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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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에 관료제도가 자리잡힌지도 상당히 오래 된다. 어느 의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가장 비대해진 것이 관료제도다. 그러나 건전한 관료제도의 운영을 억누르는 요인들은 여전히 많다. 아직도 『제자리를 지키며 제일만 다하면 된다는 직업의식이 제대로 틀잡혀있지 않다』는 것도 그중의 하나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후임자를 키우는 풍토가 전혀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업무 인수·인계식이없어진 까닭도 이래서 알만해진다.「≡≡」의 건 괘에는 또 하나의 풀이가 붙어 있다. 너무 우쭐하고만 있다가는 전락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마구잡이로 함부로 인사의 칼자루를 휘두르다가 언제 자기자신의 목이 잘리는 설움을 당할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뜻도 된다.
남의 목을 쉽게 자를수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목이 잘릴때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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