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50돌의 정열] "국내는 좁다, 미국·인도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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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인도.슬로바키아 등에도 진출하겠다. 일단 온라인 자동차보험 형태로 진출한 뒤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7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해상화재 하종선(50) 사장은 국내 경쟁에서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1955년 현대해상 설립 당시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100위권에 남에 있는 기업은 7개인데, 현대해상이 금융회사로는 유일하게 포함돼 있다"며 "제2의 창업정신으로 해외 영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우선 현지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해 중국시장을 공략한 뒤 현대차와 기아차의 현지공장이 있는 미국.인도.슬로바키아.터키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이미 중국 당국에 현지법인 인가 신청을 했으며 올해 안에 인가가 날 것으로 현대해상은 기대하고 있다.

하 사장은 "지금까지 제조업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렸다면 이제는 보험 등 금융회사가 해외시장에 진출해 미래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현대차와 기아차의 현지공장을 발판으로 교포사회를 공략한 뒤 현지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들어가는 2단계 전략을 세워놓았다고 했다. 국내에 온라인 자동차보험 자회사도 내년 4월1일 설립하는 등 사업 영역도 다각화하기로 했다. 3년간 700억~8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고객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온라인 보험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는 요즘 기존 우량 고객이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싼 온라인 자회사로 대거 이동하는데 대비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보험사의 치열한 경쟁으로 앞으로 몇년간은 자동차 보험료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하 사장은 "구체적으로 하락폭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보험사의 주력 타켓층인 '중형차를 운전하는 30대'는 보험료 인하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7일 보험관련 국제학술 세미나를 연데 이어 18일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통째로 빌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씨와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 자리를 마련해 고객과 직원 3000여명이 관람하도록 했다.

하 사장의 최근 행보가 가벼운 것은 취임 후 실적이 크게 향상된 데 따른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올 상반기 매출이 1조7444억원(잠정치)으로 전년 동기보다 13.6% 올라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서는 변호사 출신으로 보험회사 경험이 없는 하 사장이 업계 2위(매출 기준)인 현대해상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대 법과대를 나온 하 사장은 2000년 6월~2004년11월 현대해상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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