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교육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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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컴퓨터교육의 열풍이 불고있다. 벌써 봄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이 여름방학을 맞아 한층 열기를 더하고 있다.
중·고교생은 물론 국민학교 어린이와 주부들까지 컴퓨터학원을 찾는 인파가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컴퓨터학원을 찾는 층은 컴퓨터분야 취업희망자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지금은 정보화사회에 대비해 회사원·공무원을 비롯, 대학생과 어린이에게까지 바야흐로 컴퓨터교육 붐이다.
그 같은 현상은 몇 가지 요인 때문이다. 문교부가 정책적으로 학교교육에서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으며, 그에 따라 내년부터 국민학교 상급반과 중학교 교과서에 컴퓨터과정을 포함하여 올해부터 고교교육에서 소형컴퓨터가 대량 도입되고 있다.
올해엔 또 정부가 컴퓨터산업을 국책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서 세계적 경쟁대열에 도전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도 있다.
그에 따라 벌써 국산 퍼스널 컴퓨터가 대량 공급되고 있으며 컴퓨터를 갖춘 가정도 급격히 늘고 있다.
한 보고에 따르면 올해 보급률은 2만대, 85년엔 8만대, 92년엔 1천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90년대는 컴퓨터가 생활화한 시대가 되고 우리도 미국과 일본에 못지 않은 컴퓨터대국이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그 전망이 사실화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기술 인력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익혀주고 컴퓨터를 생활화하는 일이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읽기·쓰기·셈하기와 같은 과목과 함께 의무교육에서 컴퓨터가 기초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요구다.
컴퓨터시대에 낙오자가 되지않기 위해서는 어린이 때부터 컴퓨터를 익혀야한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의 컴퓨터열풍은 그런 사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 열풍은 아무리 뜨거워도 걱정할 것이 없다. 컴퓨터 조기교육이 보편화하고 있는 선진 외국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의 노력이 그만큼 뜨거워야한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이웃나라 자유중국보다도 2년이나 뒤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퍼스널 컴퓨터의 물결은 이미 사무자동화(OA) ,공장자등화(FA), 빌딩자동화(BA), 가정자동화(HA) 등의 추세로 밀물처럼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전문 컴퓨터교육 이전에 학습흥미를 일찌감치 주입하는 일은 교육효과 면에서 크게 중요하리라고 믿어진다.
이미 비디오게임에서 맛을 들인 어린이들은 컴퓨터 이해도와 응용력에서 성인들을 앞서고 있다.
그 점에서 컴퓨터강좌가 있는 곳마다 어린이 지망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는 현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우리 어린이들이 그 같은 컴퓨터과학 등 첨단과학기재에 접근하려고 애쓰고 있는 반면 정부와 사회교육기관들이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정부와 사회는 이때에 성과 열을 기울여 이들의 요구에 응함으로써 컴퓨터선진국으로 비약하는 기틀을 다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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