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제 이론정립, 보급할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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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산주의가 싫어서 1·4후퇴 때 국군과 함께 남하했어요. 그렇지만 사회주의를 무조건 붉은 색깔로 동일시하는 과거 우리의 정치현실 때문에 많은 기복이 있었습니다.』 민주사회주의 이론을 연구하고 그 이념을 보급키 위해 21일 발족한 「민주사회주의 연구회의」의장 이동화씨(74)는 이런 풍토에서 혁신운동을 하다가 겪은 만고풍상을 설명한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사회의 뒤안길로 물러나 앉았었는데….』
자유당 말기의 진보당사건과 혁신운동으로 5·16후 등 두 번에 걸친 옥고 끝에 지난 65년 이후 사회주의운동의 날개를 접었던 이씨의 「민주사회주의연구회의」 발족에 대한 감회는 남다른 것 같다.
평양에서 태어나 일본 야마구찌(山口)고와 동경대를 거친 수재. 그 당시의 수재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사회주의에 일찍 심취하여 해방 후 건준과 평양민보주필을 거쳐 김일성대학에서 강의도 한 적이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혁신운동가. 『문교당국에서도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앞으로 대학에서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교수들과 함께 노조운동을 올바로 이끌고 이를 위한 이론제공을 해보려고 합니다.』
낡고 오래된 종암아파트에서 가장 오래(20년) 살았다는 이씨는 아직도 집에서 화신 앞까지 정도는 걸어서 다닐 정도로 건강하다. 『기회만 있으면 걷는 것이 건강의 비결인 것같다』고 부인 유순덕 여사(54)가 귀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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