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낸드플래시 4분기엔 D램 추월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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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력 제품이 D램에서 플래시메모리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4분기 플래시메모리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D램을 넘어설 전망이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최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낸드플래시가 3분기 메모리 매출중 절반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1분기 D램 매출(20억4300만달러)의 절반 남짓이던 플래시메모리 매출(12억달러)은 3분기에는 D램 매출의 80%선(18억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플래시메모리 공급이 달리자 최근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전용인 7.12.14라인을 풀 가동하는 한편 D램.S램을 주로 생산하던 9라인도 월생산량(10만장)의 절반을 낸드플래시로 바꿨다. 내년부터 가동 계획인 낸드플래시 전용 15라인도 최대한 앞당겨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4분기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간판 제품이던 D램이 플래시메모리에 왕좌를 넘겨줄 전망이다.

하이닉스도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8%에 그쳤던 플래시메모리 비중이 1분기 13%, 2분기 23%로 높아진 데 이어 3분기에는 30%로 확대됐다. 2003년까지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지 않았던 하이닉스는 지난해 2억1200만달러의 매출(5위)을 기록한데 이어 올 2분기에는 2억2800만달러의 매출로 도시바에 이어 3위업체(시장점유율 10%)로 올라섰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지워지지만 고속으로 동작이 가능해 PC용으로 주로 쓰인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263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31%(1위)를 삼성전자가, 16%(2위)를 하이닉스가 차지했다. 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MP3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 등의 저장장치로 쓰이는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속도가 느리지만 큰 용량을 만들 수 있다. 휴대전화용으로 주로 쓰이는 노어플래시 시장규모를 지난 1분기부터 제쳤다.삼성전자가 2002년부터 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가 간판 제품으로 떠 오르는 것은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D램 매출이 10%정도 늘어난 반면 플래시메모리는 37% 증가했다. 이익면에서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낸드 플래시가 D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PC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큰 D램과는 달리 플래시메모리는 모바일 제품이 늘어날 수록 수요가 급증해 가격도 강세를 유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0㎜ 웨이퍼를 사용한 70나노 공정이 본 궤도에 오르고 생산비용을 40% 절감할 수 있는 MLC 제품의 생산성이 향상돼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내려가도 이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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