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표 저가 상품 비결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직장인 김정열(33)씨는 최근 이마트에서 아사이베리 주스를 샀다. 몸에 좋다고 해서 마셔보고 싶었지만 온라인몰에서 사도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였는데, 마트에서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라인몰에서는 750ml 한 병에 4만5000원에서 6만7000원, 이마트 제품은 1000ml에 1만9800원이었다. 100ml 기준으로 온라인몰은 6000~9000원, 이마트는 2000원 수준이다. 김씨는 “원액 비중은 수입제품이 99.5%, 이마트 제품이 85%로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가격차가 워낙 크니까 손이 갔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일까. 김씨가 구입한 아사이베리 주스는 완제품을 직수입한 것이 아니라 아사이베리 원료를 수입해 국내 중소기업 업체가 가공한 이마트 자체브랜드 제품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해외 구매(소싱)는 현지에서 보다 싼 완제품을 파는 업체를 찾아내서 가격을 낮춘다는 전략이었는데, 발상을 바꿔 원료를 직접 구매해 국내에서 가공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춘 것이다.

 이마트표 아로마빌 핸드드립 커피도 이런 방식으로 가격을 20% 이상 낮췄다. 기존에는 콜롬비아 커피 농장에서 생두 1㎏을 들여오면 현지 수출업체-국내 수입업체-국내 유통사를 거치면서 현지에서는 6080원이던 생두 가격이 가공 업체가 살 때는 8000원으로 올랐다. 이 과정을 ‘원료 수입 후 가공’으로 바꾸자 6080원에 이마트가 직접 산 생두를 커피제조사인 아로마빌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유통단계를 줄이자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개발한 원료 가공 상품은 커피·코코아·아사이베리 등 5종이다. 이마트는 올해 꽁치캔·골뱅이캔·과자 등 5종을 추가할 예정이다. 가공은 모두 국내 중소기업이 맡는다. 이마트는 해외 원료 수입 후 국내 가공 상품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올해를 ‘해외구매 2.0’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2010년에만 하더라도 이마트의 해외구매 제품 매출은 4200억원, 그 중에서 원료 구매 후 가공 제품 매출은 11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7480억원, 550억원(추정치)으로 늘었다. 이마트는 내년까지 해외 구매 제품 매출액을 1조원까지 늘리고, 그 중 국내 가공 제품을 15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6개월 내에 쫓아올 수 없는 자체 상품을 만들라는 정용진 부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면서 “현지에서 원료부터 구매해야 하는 가공 상품은 경쟁업체가 쉽게 따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해외 구매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칼라한 상무(전 월마트 구매총괄)를 부사장보로 승진시키고, 역시 월마트 출신으로 해외 구매 전문가인 이연주 상무를 함께 배치했다.

 ◆신세계그룹, 대전에 사이언스 복합몰=신세계그룹은 26일 대전마케팅공사와 ‘사이언스 콤플렉스’ 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그룹은 총 500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내 부지 4만7500㎡(1만4300평)에 연면적 29만㎡ 규모의 복합몰을 짓는다. 이 복합몰에는 미래체험관·과학도서관·호텔·극장·놀이공원 등이 들어선다.

이현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