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찾기」 보고 며칠밤 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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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바이, 통일되어 다시 만납세 하던 금단이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요즘 KBS방송을 보며 며칠 밤낮을 눈물 속에 지냈습니다. 과연 언제 우리의 통일이 올까요.』
64년10월9일, 제18회 올림픽이 열린 일본 동경에서 북한 육상대표선수로 참가한 딸신금단양(당시 26살)을 극적으로 만나 세계에 분단의 비극을 알렸던 신문준씨(67·서울성산동234의20)는 통일의 그날을 다시한번 묻는다.
신씨가 1·4후퇴때 월남하며 함남 고향에 두고온 딸을 다시 만난 것은 15년만이었다.
『덩치만 컸지 코흘리개 그대로만 같은 금단이가 가슴에 안겨 울때 과연 우리는 왜 이렇게 헤어져 있어야 하는듯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그애도 45살, 중년 부인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가 막힙니다. 우리가 과연 얼마를 사는 것입니까.』
단15분간의 짧은 상봉의 기억이 더욱 잊혀지지 않아 술만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5월 근무하던 남산톨게이트에서 쓰러진후 하반신 마비로 신씨는 1년넘게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에 둔 신씨의 가족은 부인과 금단등 두딸, 아들 하나.
『죽기 전에 고향에 돌아가 가족을 만나는 것이 소원』 이라는 신씨는 비록 자신은 가족을 못만나도 자기같은 수많은 이산동포들이 혈육을 찾는 기쁨에 위안을 얻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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