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왜고너 회장 '첩첩산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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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미국 제너널모터스(GM)의 릭 왜고너(사진) 회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GM을 둘러싼 악재들이 터져나오면서 최고경영자(CEO)인 왜고너 회장이 궁지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경영 실적이 나쁘다.

고유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GM의 자동차 판매량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4.2% 줄었다. 같은 기간 에너지 절감형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운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10.3%와 11.7% 늘었다. GM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1.7%에서 올해 26%로 떨어졌다.

상반기 14억 달러의 적자에 이어 곧 발표될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의료보험과 각종 수당을 줄이기 위한 노사 협상은 몇 달째 결론을 못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M의 자회사였던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은 왜고너 회장에게 설상가상의 위기로 다가왔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5월에 투자 부적격 수준(정크 본드)인 BB로 낮췄던 GM의 신용등급을 최근 BB-로 한 단계 더 끌어내렸다.

왜고너 회장은 외부의 공격도 받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언의 GM 지분 확대를 12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커코리언의 지분은 9.5%에서 9.9%로 늘었다.

개인 투자자 중에서 GM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커코리언은 10여 년 전 포드 자동차에 적대적 인수를 시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SEC의 결정으로 조만간 GM 이사회에 대표를 파견해 경영에 개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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