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업체 라쿠텐 민방 TBS 인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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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초 일본의 정보기술(IT)업체인 라이브도어와 후지산케이그룹의 '후지TV 인수전'에 이어 방송사 인수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민방업계 3위인 TBS가 대상이다.

주역은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32)사장의 최대 라이벌로 불리는 라쿠텐(樂天)의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40)사장이다.

13일 오후 미키타니 사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일까지 TBS의 지분 15.46%를 확보했다"며 "인터넷과 방송의 융합을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키타니 사장은 또 "TBS와 라쿠텐이 공동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밑에 'TBS그룹' '라쿠텐그룹'을 두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時事)통신은 TBS관계자 등을 인용, "사설 펀드인 무라카미펀드도 TBS의 지분 7~8%를 매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도쿄 한복판의 아카사카(赤坂)에 본사를 두고 있는 TBS는 부동산과 유력기업 주식, 프로야구 구단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등 우량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라쿠텐은 지분을 30%까지 끌어올릴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30%를 확보하면 중요 의결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TBS는 라쿠텐측의 제안을 일단 거부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무라카미펀드는 이달 초 간사이(關西)지방의 대표기업인 한신(阪神)전기철도 주식 40%가량을 확보, 산하 프로야구팀인 한신타이거스의 주식 상장을 요구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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