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약밀수 혐의 구속' 한국인 12명에 보석 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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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광저우 공항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14명 중 12명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광저우 공항에서 호주로 출국하는 길에 가방 속에서 20㎏ 필로폰이 적발돼 구속됐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광저우 세관이 구금된 14명 중 12명에 대한 보석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광저우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4명 중 12명에게만 보석이 허가된 이유와 정확한 보석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통보문에는 보석을 허가한다는 문구와 함께 보석 허가 대상 12명의 인적사항이 적혀 있었다.

보석이 허가된 12명은 광저우 내 지정된 지역에 머물며 수사를 받게 된다. 중국 현지 법령에 따라 구속기간 동안 불가능했던 가족 면회도 보석상태에선 가능해진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다만 가족들이 보석금을 내야 하는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보석은 다음 주쯤 이뤄질 전망이다. 보석이 허가되지 않은 2명은 구금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가급적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해왔다”며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것이므로 평가하기 조심스럽지만 중국당국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공안은 광저우 바이윈 공항에서 호주로 출국하려던 우리 국민 등 22명을 체포해 14명을 구속시켰다. 이들은 광저우ㆍ선저우ㆍ홍콩 등에 거주하는 30~40대 재외동포 남성들로 아마추어리그 야구동호회 회원이다. 이들의 가방 속에서는 20㎏ 이상의 필로폰이 숨겨져 있었다. 이들은 “한 호주인을 최근에 알게 됐는데 호주로 친선경기를 하러 오라고 초청해 출국하는 길이었다”며 “그 호주인이 선물인데 대신 짐을 운반해 달라고 해서 가져간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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