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9년 만의 좌·우 대연정] 39년 전 1차 대연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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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3당이던 자민당이 제1당인 기민.기사당 연합과의 연정을 깬 것이 계기가 됐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제2당인 사민당과 손잡고 '적과의 동침'에 들어갔다.

중도우파인 기민.기사당 연합과 중도좌파인 사민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은 크게 달랐다. 그러나 경제위기 극복과 정국안정이라는 큰 이해는 서로 맞아떨어졌다.

기민당 출신으로 대연정의 조타수가 된 게오르그 키징거 총리는 대연정은 한시적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거대 여당(468석)과 소수 야당(50석)의 구도가 장기화할 경우 의회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1기 대연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부양책이 효력을 발휘해 실업률을 낮추고 7~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성과였다. 그러나 여당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야당의 기능은 무력화됐다.

첫 대연정은 69년 선거에서 기민.기사당 연합에 이어 제2당이 된 사민당이 자민당과 연정을 수립하면서 막을 내렸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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