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만 못했던 형"|한국대표 졸전거듭…대수술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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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형들은 아우만 못했다. 제4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팀이 4강에 뛰어올라 세계축구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동안 한국대표팀은 국내서 벌어진 제13회 대통령컵 국제축구대회에서 패권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넘겨주어 4연패(연패)가 좌절되었을뿐 아니라 부실한 경기로 약체인상을 씻지 못함으로써 팬들에게 실망을 주었다. 더구나 가나와의 준결승전서는 심한 텃세로 떳떳치못한 승리를 거두는 망신을 떨기도 하여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이 대회를 통해 오는11월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아시아지역1차예선을 앞두고 전력의 점검을받은 대표팀은 때맞춰 멕시코의 세계무대에서 빛나는 전과를 올린 청소년대표팀의 섬광과 같은 위세에 늘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대회종반까지 이탈리아 프로인 제노아·미국·태국·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등을 연파, 기세를 뿜었으나 준결승에서 가나에 크게 고전함으로써 팬들의 실망을 샀다.
대표팀은 김한봉을 주측으로한 문전수비가 크게 불안,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받아 상당한 폭의 개편이 뒤따를 것같다.
풀백진도 상대팀 공격에대한 저지에만 급급할 뿐 수비행위를 공격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부족, 대표팀으로서의 수준에 현저히 미달했다.
또 공격라인에서도 스트라이커 최순호가 거의 모든 경기에 걸쳐 졸전을 거듭, 한계에 다다른 느낌을 주었고 기대를 모았던 신참이상룡과 이길룡도 파괴력의 부족이 역력했다.
이로인해 대표팀의 공격파워도 사상 최약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 과감한 개혁이 불가피하다.
신진들중 센터포워드 노인호, 링커 조민국, 좌측윙 신동철, 그리고 좌측 풀백 김평석이 분전, 한가닥 가능성을 보였다는 정도가 수확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측풀백 박경훈, 링커 이태호, 우측윙 변병주등 3명만이 『확실한 국가대표수준」이라는데 견해가 일치, 화랑은 앞으로 4개월동안 휙기적인 전력강화를 이루지않는한 「뉴델리 아시안게임의 치욕」을 외풀이할 공산마저 짙다.
그러나 대표팀은 다수의 주전급이 슈퍼리그에 출전하는등 여러 장애가 가로놓여 이번 대회를 대비하여 정상적인 훈련을 거의쌓지 못했으며 이점을 감안하면 당초의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진출, 한수위의 프로강호인 아인트호벤과 흥미로운 접전을 벌이기까지한 것은 기대이상의 감투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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