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계 「아마」게임에 좀더 배려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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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2일 아침 KBS제1TV의·세계청소년축구대회·우리팀과 우루과이팀과의 준준결승전 실황중계는 TV라는 매체가 지닌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좋은 본 보기였다.
5천km나 떨어진 지구의 저편쪽에서 벌어지는 상황인데도 거리감을 느낄 수 없었고 1초의 시차없이 전달되었다.
이것이 바로 TV의 환경확장의 기능이며 동시성의 특성이다.
예측불허의 120분, 흥분과 긴장속에서 드릴 넘치는 드라머가 연출되었으니 어떤 오락프로가 이만큼 재미와 감격을 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TV프로중에서 가장 극적인 재미와 박진감을 지닌게 스포츠중계라고 한다.
그림같은 플레이-. 마치 핸드볼하듯 공을 주고 받는 패스웍이나 급행열차같다는 빠른 주력, 일사불란한 팀웍. 언제 저런 기량들을 쌓았을까하는 감탄을 대개의 시청자는 했을 것 같다.
과연 그들은 해설자의 말 그대로 「영웅들」이였고 장한 모습은 시청자 모두에게 감격스런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깊이 반성해볼 점은 없는가.
TV의 스포츠프로에 대한 자세다. 학생스포츠나 아마추어리즘과 거리가 먼 프로스포츠, 예컨대 프로야구의 극성스런 중계나 심지어 스포츠뉴스나 스포츠정보프로들조차 프로스포츠가 판을 치는 현실은 고쳐져야 한다.
시청률를이 높으니 프로스포츠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
유사프로의 집중편성은 마치 사회적 요구의 정당한 반영인 것처럼 시청자를 착각시키고 아울러 이둘 프로의 시청욕구까지도 늘게하는 상당력을 남는다는 이른바 프로그램의 경경생을 외면한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인기없는 아마야구라도 프로야구처럼 TV보도가 집중된다면 시청자의 관심은 엄청나게 달라질거라는 말이다.
스포츠의 발전은 학생스포츠와 아마스포츠의 육성에서 비롯될 것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방송의 기능중엔 지위부여란게 있다. TV가 어떤 인물을 부각시키면 그로써 사회적 평가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린학생들의 기량을 TV에서 부추겨준다면 그만큼 사회의 인식도 높아질게고 그들의 잠재적 역량이 한없이 뻗어날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의 인기품목에만 눈독을 들이는 TV스포츠의 방송자세가 안타깝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야구·배구·테니스·럭비·사이클등 학생스포츠중심의 크고 작은 전국대회가 잇달아있었다.
이들 시합에 TV의 관심은 어떠했는가. 구색으로 곁들인 화면은 오디오내용과는 상관없는 것이었고 스트레이트뉴스로 일관하여 그저 소식을 알리는데 그치고 있었다는 인상은 지나친게 아닐 것인가.
하물며 국제대회의 경우에랴. 청소년유도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전미오픈탁구대회를 우리선수들이 석권했다고 한다.
MBC-TV의 경우 이를 장한 소식을 알리는 보도에 깔린 화면은 이 대회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시합때의 것으로 눈가림하고 있있다. 필름입수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그뜻을 자막으로라도 알렸어야 마땅했을 일이다.
신규호 <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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