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언어사용, 지능발달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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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중언어란 모국어 외에 또다른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 2개언어의 동시사용이 어린이의 언어습득에 혼란을 야기시키고 학습에 지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일반통념과는 달리 오히려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평화통일자문위원회 참석차 최근 일시 귀국했던 박종국씨(미국캘리포니아주 교육국 장학관)는 이중언어로 공부할 경우 지능지수가 14%나 올라간다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다고 전했다.
캐나다 매킬대학의 「달라스·탬버트」박사가 지난10년간 불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종합분석한 결과 2개언어를 쓰는 어린이는 처음에는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학과가 모두 성적이 뒤졌으나 6개월이 지난후 전과목이 모두 정상으로 올라섰으며 특히 수학은 오히려 평균보다 1년정도 앞선 실력을 가진것으로 나타났다는것.
이는 모국어는 뇌의 좌반구, 제2·제3 외국어는 뇌의 우반구 기능에 속해있어 이중언어를사용할경우 뇌의 기능이 활발해지고 따라서 응용력이 활성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그런데 이같은 이중언어사용훈련은 어릴때부터 일수록 효과가 크다고.
영국 「뎀즈」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언어는 생후는 1백%모방에 의해 습득하나 3세부터 차츰 이론에 의해 습득하게되고 모방과 이론의 교차시기인 12∼16세때에는 언어습득이 피크를 이룬다.
따라서 가능하면 모방에 의해 언어습득이 가능할때부터 이중언어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
박씨는 『미국에 이민온 한국교포의 대부분이 자녀들에게 영어를 빨리 익히게 한다는 생각에서 가정에서도 한국어를 못쓰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크게 오도된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미국내의 60만 한국교포가운데 20만명이 캘리포니아주에 살고있으며 이들중 이중언어로 교육을 받고있는 이는 7천6백여명.
통상 제2외국어는 듣고 말하는데 3∼6 개월, 읽고 쓰는데 6년이 걸리는 한국어린이들의 경우 l년반∼2년에 이를 모두 습득하고 3년이 지나면 한국어로 배운 지식이 영어로 전환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박씨는 『대화하지 않고서는 언어습득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한국도 외국어교육활성화를 위해 대화시간을 늘리고 교사들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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