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한국어 배우고 싶어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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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는 급증하지만 한국어 교재와 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7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국외 한국어 교육 정책 수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해외 참가자들이 공통으로 내놓은 지적이다. 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이 주최하고 한국어세계화재단(이사장 박영순)이 주관해 8일까지 계속되는 토론회엔 해외의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중국.일본.방글라데시.우즈베키스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지에서 왔다.

해외의 한국어 학습 열기가 높아지는 배경엔 한국의 경제 성장과 한류가 자리잡고 있다. 해외에 한국의 공장을 많이 지으면서 한국어 구사력은 현지에서 출세의 보증수표 역할을 할 정도다. 여기에 한류의 인기가 겹치며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대표적 사례. 이날 중국의 현황을 발표한 한전첸(韓振乾.베이징대 조선어학과 교수.중국 한국어교육연구학회 부회장)씨는 "베이징대 캠퍼스에 설치한 한국어교육센터의 학생 수는 2003년 200명에서 올해 250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3년새 12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급증하는 수요를 교과서의 질과 교수진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992년 한국과 수교 이후 13년이 지났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급증함에도 아직 체계있는 한국어 교재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임시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교수진도 문제다. 교육과 관계없는 일을 해온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씨는 지적했다.

한국어세계화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의 정부.기업.대학 등의 도움이 절실하다.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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