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남녀-송선미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일 새벽 1시 30분 북악 스카이웨이의 한 카페. 비밀남녀 5회분을 끝내자마자 후속 촬영을 위해 막 도착한 송선미를 만났다. 강행군으로 피곤할만도 한데, 그녀는 여전히 한떨기 '해어화'였다. 눈빛.음성.작은 몸짓 하나에서도 지성과 우아미가 솔솔 풍겨나왔다.

Q. '정아미'와 실제 '송선미'는 어떤가요?

아미는 독해지려고 하고 강하게 보이려고 하는 캐릭터예요. 무엇보다 똑똑하고요. 그에 비하면 저는 빈틈투성이예요. 갈등이 있을 때 머리 속엔 할말이 꽉 찼는데 정작 입으로 나오는 말은 흥분한 탓에 막 엉켜요. 당찬 아미가 부러워요. 아미와 저의 일치도 만점을 100으로 치자면 50에도 미치지 못해요. 그래서인지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Q. 벨리 댄스 수준이 예사롭지 않던데요.

A. 예쁘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한달 가량 연습했어요. 골반 움직이는 게 핵심인 데 만만치 않아요. 무척 섹시하고 관능적인 춤이죠. 아직은 풋내기지만 연습하면 할수록 마법에 걸린 듯 빠져드는 느낌이에요. 덤으로 뱃살.팔뚝살까지 자연스레 빠지니 다이어트도 되고요.(웃음)

Q. 최도경과 김준우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A. 대본상 머리는 준우를, 가슴은 도경을 따라가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준우 같이 똑똑하면서 지혜롭고 가슴 따뜻한 남자가 더 좋아요.

Q. 함께 연기하는 세사람에 대해 한마디?

A. 오중이 오빠는 순풍 산부인과에 이어 두번째고, 석훈 오빠나 지혜씨와는 첫 공연이에요. 지혜씨는 화면에서의 밝은 성격과 달리 퍽 내성적인 것 같아요. 그래도 막내로서 귀여워요. 석훈 오빠도 영 딴판이죠. 차가운 인상과 달리 농 잘하고 유들유들해요. 별명이 '아줌마'라면 알 만 하시죠. 오중이 오빠는 무엇보다 천성이 착한 사람이고요. 착해요, 착해 ̄.(웃음)

Q.비밀남녀의 감상 포인트라면?

A. 이 작품의 사랑 풍속도는 추상화가 아닌 사실화예요. 현실에서의 우리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죠. 주인공들의 갈등이 남의 일 같지 않을 거예요. 유쾌하면서 때론 뜨끔거리고…순간순간 주인공과 감정이입이 되는 자신을 깨닫게 될지도 몰라요.

Q.96년 슈퍼 엘리트 모델로 데뷔한 이래, 9년째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데…앞으로의 계획은?

A. 성격이 좀 느긋한 편이에요. 조급해 하기보다 열심히 배우고 익히면 연기도 농익어 가리라 생각하죠. 물무늬처럼 자연스런 번짐. 그렇게 시나브로 성숙할 때 행복 또한 곁에서 미소짓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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