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강행으로 기업들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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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급격한 긴축으로 시중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거래은행들이 여신관리협정을 매우 빡빡하게 운용함으로써 기업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또 부도가 늘어나고 사채금리가 오르면서 구하기도 매우 어려워졌다.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이 사실상 중단되고 회사채 및 CP발행한도가 축소됨에 따라 기업의 자금줄이 죄어져 지난달 서울지역의 어음부도율(액수기준)은 4월의 0·04%보다 약간 높은 0·05%를 나타냈다. 작년 11월이후 4월까지 어음부도율은 계속0·04%에 머물렀다.
장수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1월부터 3월까지 부도율은 0·06%였으나 4월과 5월은 각각 0·07%로 상승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특히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지난3월까지는 대기업은 회사채 및 CP발행으로 그런대로 여유있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중소기업은 단자회사등 직접금융에의 접근이 어려워 자금압박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 주거래은행들이 여신관리기업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도록 하는가 하면, 분기별 자금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해 기업의 돈줄을 완전히 쥐고 있다.
은행은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환기간이 다가온 대출금을 제날짜에 어김없이 갚도록 강력히 종용함으로써 자금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더우기 지난3월말에 기업들이 무더기로 발행했던CP(신종기업어음)의 상환기간이 이달로 다가와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래은행은 기업의 신규부동산투자자를 막으라는 정부의 지시를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운용, 공장이전이나 기술연구소 및 사원숙소건립등도 허가를 안내주고 있다. 기업측에서 사정을 해도 예외가 없다며 빡빡하게 집행되고 있는 이 같은 여신관리에 대해 정부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신축성있게 운용될 문제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재무부는 회사채나 국공채 및 CP의 수익률이 최근 점차 낮아지고 물가도 계속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제2금융권 금리를 이달에 또 내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금리인하 내용은 ▲단자회사 여신금리를 현행12%에서 11%, 수신금리인 무담보어음대출은 11%에서 10% ▲상호신용금고는 20%와 14%인 여·수신금리를 각각18%와 13%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환매국공채는11·5%의 발행금리를 11% ▲회사채는 11%에서 10% ▲CP발행 상환금리는 15%에서 14%로 내릴 방침이다.
현행 8%와 10%인 은행의 예금·대츨금리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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