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폭력은 근절돼야지만 운동장의 일은 운동장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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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린이에게 꿈을, 젊은이에게 낭만을, 국민에게 건전한 여가선용을….』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해 출범한 이후 급성장해온 프로야구가 그라운드의 폭력으로 홍역을 앓고있다.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감독관에게까지 폭행을 한 삼미슈퍼스타즈 김진영감독의 구속은 더욱 심각한 파문을 던졌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스프츠계는 물론 프로야구를 아끼는 각계 인사들은『스포츠의 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한다. 그러나 운동장에서의 일은 운동장안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꼭 구속까지 했어야 하는지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자체의 제재로 도 충분|구속한 것은 지나치다>
▲서정우교수(연세대사회과학연구소장)=프로스포츠의 역사가 짧은 우리로서 선수나 관객모두에게 완벽한 스포츠맨십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판정에 불복한 방법이 과격했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스포츠발전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신사적인 스포츠맨십을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만 할 것이냐의 문제로서 외부적인 제재보다는 약간의 무리가 있더라도 자체해결을 유도하는게 옳은 일일 것이다.

<고의적행위 아니다>
▲이용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88올림픽·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장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당국의 방침에는 이의가 없다.
김진영감독의 구속도 경기장질서 확립차원에서 본보기로 이뤄진 조치로 보여진다.
그러나 김감독의 행동은 의도적으로 남을 해코자하는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승부가 생명인 프로야구에서는 순간적인 흥분으로 사소한 시비나 다툼이 자주 있게 된다.
김감독의 경우는 그 정도가 다소 격렬했으나 야구위원회규칙으로도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사건은 야구계의 자율적인 처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야구인으로 슬프다>
▲민준기 대한야구협회심판부장=야구장에서 감독이 구속된 것은 야구인으로서 무척 슬프게 생각한다.
프로야구가 아직 정착되지 못한 과도기에서 심판의 판정시비는 자주 일어날 수 있으나 김감독의 행동은 좀 지나쳤다할 수 있다. 그러나 심판·감독·선수·감독관들이 모두 야구인들이므로 자체내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야구도 룰에 따라 운영된다. 감독과 선수는 모두가 자제, 심판의 판정에 복종할 수 있는 풍토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하며 심판도 최선을 다해 선의로 피해를 보는 선수나 팀이 없도록 연구 노력해야할 것이다. 김감독의 문제도 법보다는 스프츠인들의 룰과 양심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앞으로 국내스포츠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심판판정에도 무리>
▲차병섭군(단국대건축과2년)=심판에 대한 감독의 과격한 태도는 물론 잘못이다. 그러나 TV중계로만 봤지만 심판판정에 납득이 되지 않은 점도 있었다.
심판의 자질이 뒤떨어져 이같은 사건을 일으킨 근본요인으로 본다. 이날 김진영감독의 이성을 잃은 태도는 규제를 받아야하지만 KBO에 맡겨 자체적으로 해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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