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희곡 막오르는 소설가 이청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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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설가 이청준씨(44)의 처녀희곡 『제3의 신』이 오는15일부터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소설을 쓸 때는 사건연결 설명에 늘 애를 먹던터라, 희곡으로 하면 주인공들 스스로가 움직이고 부닥쳐 가게하여 대립·갈등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희곡을 시작했다』는 이씨는 원고지 3백50장 분량의 제법번 부피가 큰 이번 희곡작품이 어떻게 무대에서 표현될지 자신도 자못 궁금하다고 말한다.
일찍 다가온 이상무더위 속에서 대사 연습을 지켜보며 이씨는 『연출가 임영웅씨가 지나치게 원작자의 의견을 상의해와 더욱 조심스럽다』고 했다.
『제3의 신』은 무인도에 표류한 7명의 월남난민이 주인공인데, 연출가 임씨가 애써 구해온 월남국가가 애잔히 울려퍼지자 이씨는 신기하기만한듯 연기자들에게 흥분된 악수를 건네기도.
이씨는 『희곡으로서 첫 작품인만큼 연출가가 무대공간에 다듬은 모든 것을 받아들일 각오』라고 겸손해 했다.
요즈음 그는 아직 제목을 정하지 않은 소설 1편의 마지막 탈고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 장흥출생. 서울대 독문과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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