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무한 변신 … 웹투노믹스가 열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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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호 02면

웹툰이 한류의 새로운 확산 채널로 부상했다. 국내의 ‘미생’ 열풍을 눈여겨본 미국의 한 미디어그룹은 뉴욕 월스트리트를 무대로 미국판 ‘미생’ 제작을 추진 중이다. ‘미생’ 신드롬 이후 콘텐트 산업으로서 웹툰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월스트리트 배경 리메이크 논의 … 연 50% 성장 한국 웹툰, 세계시장 두드려

 글로벌 투자은행 CLSA(크레디리요네 증권)가 지난달 말 펴낸 보고서 ‘한국의 히트 콘텐트:웹툰(Korea’s hit contens:Webtoons)’에 따르면 미국판 ‘미생’ 리메이크가 논의되는 등 한국 웹툰이 대중매체 콘텐트의 중요한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고서는 “웹툰은 단순한 만화가 아니며 드라마·영화·게임 등으로 재창조된다”며 “한국 웹툰이 해외 시장까지 두드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7일 ‘웹툰, 1조원 시장을 꿈꾼다’ 보고서에서 “올해는 웹툰 1조원 시장을 향한 원년”이라며 “시장 확대를 위해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와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방송·출판·광고 등 다방면에 걸친 ‘미생’ 흥행은 ‘웹투노믹스(webtoon+economic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웹툰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익모델을 개척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웹툰의 2차 창작과 해외 진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웹툰 작가와 시나리오 작가가 기획을 함께하고, 포털에 연재한 뒤 독자 반응에 따라 영화화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웹툰은 모든 문화콘텐트의 블랙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웹툰이 TV·영화·연극·뮤지컬·게임 등 모든 문화 장르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선보인 ‘라인 웹툰’을 영어·중화권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북미 웹툰 플랫폼과 제휴해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중소 웹툰 플랫폼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레진코믹스는 아시아 최대 온라인그룹 ‘텐센트’의 포털 ‘큐큐닷컴(QQ.com)’에 연재를 시작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를 1700억원으로 파악한 ‘웹툰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한다. 문체부 용역 조사를 맡은 세종대 한창완(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국내 웹툰 시장은 매년 5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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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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