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남매 지난해·올해 잇따라 서울대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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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탈북자 남매가 서울대에 잇따라 합격했다. 지난 2012년 탈북한 김모(21)군은 2015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에 합격했다. 김군 누나(27)도 지난해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한국에 들어온 지 3년 만에 남매가 서울대에서 함께 공부하게 된 것이다.

 김군 남매는 2012년 3월 탈북했다. 2009년에도 가족과 함께 탈북을 시도했으나 중국 공안에 잡혀 실패했다. 이때 아버지는 수용소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김군은 한국에 온 지 6개월 만인 2012년 9월 고등학교 1학년에 편입했다. 김군 지인들은 “김군이 학교에 제일 먼저와 공부에 전념했다. 학업 의지가 매우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교내 수학과학경시대회에 나가 물리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김군 남매가 서울대에 합격한 데는 주변의 도움이 컸다. 지방에서 청소일을 하는 어머니 대신 양천경찰서 보안과 직원 등 주변에서 김군과 김군의 누나를 계속 돌봐줬다고 한다. 김군의 꿈은 로봇을 만드는 로봇공학자다. 평소 공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군은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에 진학해 재난로봇 등을 만드는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우겠다고 했다. 김군은 합격자 발표 이후 은인들과 가진 저녁자리에서 "이제서야 합격이 실감이 난다”며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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