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볼보이 덕분? 페널티킥 막은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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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사우디전이 끝난 뒤 왕다레이와 하이파이브 하는 화이트(왼쪽). [신화통신=뉴시스]

볼보이마저 중국 편(?)이다. 14억 중국인을 기쁘게 만든 열두 살 호주 볼보이가 화제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10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었다. 중국 골키퍼 왕다레이(26·산둥 루넝)가 0-0으로 맞선 후반 17분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알고 보니 ‘숨은 도우미’ 호주 볼보이가 있었다.

 왕다레이는 페널티킥을 막기 전 골대 뒤에 서 있던 볼보이에게 어느 쪽으로 몸을 날릴지 물었다. 볼보이는 주저하지 않고 “왼쪽으로 향해요(Go left)”라고 외치며 골문 왼쪽을 가리켰고, 놀랍게도 왕다레이는 볼보이가 예측한 방향대로 몸을 날려 페널티킥을 막았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왕다레이는 볼보이에게 달려가 포옹을 나눴다.

 이 볼보이는 호주 브리즈번에 사는 열두 살 학생 스테판 화이트라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중국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며 중국 팀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화이트는 “난 골키퍼로 뛰고 있어서 공격수의 슛 방향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팀은 12일 화이트를 훈련장에 초대했고, 왕다레이 사인이 담긴 유니폼도 선물했다. 중국은 14일 우즈베키스탄과 2차전을 앞두고 화이트에게 중국 골대 뒤에서 볼보이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화이트는 볼보이 대신 중국 유니폼을 입고 가족들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중국은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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