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28명 추가 북송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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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는 "장기수 대부분이 노령이고 북에 있는 가족 상봉 등을 위해 송환을 희망하고 있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북측도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환추진위 측에 따르면 현재 북송을 희망하는 장기수들은 모두 28명, 남파 공작원이거나 한국전쟁 당시의 인민군 포로 출신 등이다. 통일부의 다른 당국자는 "송환이 확정될 경우 송환추진위에서 주장하는 28명에 대해선 본인 의사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송환할 때는 20여 명이 입장을 바꿔 막판에 제외됐다. 이 당국자는 "의사 확인과 당사자들의 신변 정리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계획이 확정되면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북으로 보낸 이후 남쪽의 장기수들은 전향한 사람들이어서 추가 송환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다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희망자에 대해 (송환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아직도 정부는 대상자들을 '전향 장기수'로 부르는 반면 민간단체는 "전향서 제출이 억압적이었던 만큼 이들은 '비전향 장기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 북송 희망 장기수들은=송환추진위에 따르면 28명의 송환 희망자들은 모두 70대 이상의 고령이다. 출소 뒤 보안관찰법에 의해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다. 서옥렬(77)씨는 김일성대를 졸업하고 61년 공작원으로 남파됐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30년을 복역, 90년 출소했다. 이찬근(75)씨는 한국전쟁 때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퇴각하지 못하고 지리산에서 빨치산 활동 중 잡혔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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