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30년 복무 휘장 받은 이등병 출신 연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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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경조 대령(왼쪽)이 중위로 진급한 장교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저의 생활 신조는 부하에 대한 절대 사랑입니다."

이등병 출신으로 연대장까지 오른 현역 육군 대령이 국군의 날인 1일 30년 근속 휘장을 받았다.

주인공은 육군 50사단 울진연대 연대장인 유경조(51)대령. 1975년 27사단 78연대에서 이등병으로 군복무를 시작한 유 대령은 이후 3사관학교에 입학, 15기로 임관했다. 그는 50사단 본부대장, 36사단 작전 참모, 국방부 정책보좌관실 보좌관, 국방부 공보기획단 사이버 홍보팀장, 11군단 교훈참모 등 야전과 정책부서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병사로 3년, 장교로 27년을 군대에서 보낸 것이다.

유 대령의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지만 학창 시절 대부분을 강원도 영월에서 보냈다.

"제가 자란 영월은 북한 공비들이 자주 내려오는 지역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반공교육을 받은 셈이지요."

이것이 평생을 군에서 보내기로 결심한 배경이 됐다고 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을 전후해 사정이 여의치 않아 육군사관학교 진학은 포기했고 사병으로 입대했다.

사병생활을 했기에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유 대령의 부하 통솔의 요체는 '역지사지 (易地思之)'라고 한다. 실제 그는 신병부터 병장까지 계급별 간담회를 수시로 열어 아들같은 후배들의 진솔한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는 부대 내에서 '초코파이 아저씨'로 통한다. 밤늦은 시간 해안 경계병들을 순시할 때 초코파이를 잔뜩 가져다 간식으로 나눠주기 때문이다.

서승욱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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