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과 흑인의 '아동 폭행'…사람들 극과극 반응 보여 '씁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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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부모(위)와 흑인 부모(아래)의 폭행 장면. [사진 유투브 채널 `옥티비(OckTV)` 캡처]

"길거리에서 내 아이를 때린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정답은 "당신의 피부색에 따라 반응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로 나타났다. 미국의 몰래카메라 전문 유투브 채널 ‘옥티비(OckTV)’가 ‘아동 폭행’을 주제로 실험 영상을 제작한 결과다. 이 매체가 지난 8일 게재한 영상에는 ‘아동 학대’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와 함께 백인과 흑인 부모의 자녀 폭행에 사람들이 상반된 대응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

실험은 백인 가족의 폭행으로 시작한다. 금발의 백인 부모가 길을 걷는 도중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을 큰 소리로 나무라다가 양손으로 마구잡이 폭행을 하기 시작한다. 아들을 바닥에 쓰러뜨리고 물을 뿌린 뒤 발길질까지 한다. 이 모습을 본 행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달려와 부모의 폭행을 제지한다. 한 흑인 남성은 아이 아빠의 멱살을 잡고 이를 말리는 백인 여성을 밀쳐 쓰러뜨리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감동적인 결말이다. 그러나 흑인 가족이 등장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흑인 부모가 앞서 백인 부모가 하듯 똑같은 모습으로 소리를 지르며 폭행하지만 행인들은 흘끗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도 말리질 않는다. 아이가 멱살 잡힌 채 벽에 밀쳐지거나 바닥에 쓰러져도 누구 하나 나서질 않는다. 흑인 부모가 험악한 인상이거나 위협적인 옷차림을 한 것도 아니다. 백인 부모의 자녀 폭행 때와는 다른 반응이다.

영상은 인종 차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거나 시민들의 상반된 반응에 대해 어떤 해석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영상 말미에 ‘하루에 약 5명의 아이들이 아동 학대로 죽어가고 있다. 아동 폭행은 인종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잘못된 행동일 뿐이다’는 글을 남겼다.

안지은 기자 jieun120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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