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야간침투 가능성 높아|서울 접근 전에 섬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두환 대통령은 11일 밤부터 12일 새벽까지 4시간에 걸쳐 멸공 83훈련 상황을 순시, 적의 수도권 침투에 대한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훈련중인 관계장벽 및 경찰관등을 격려했다. 11일하오 9시20분 청와대를 출발한 전 대통령은 중부전선의 멸공 83훈련통제본부에 도착 상황실에서 훈련 상황 등을 보고 받고 『앞으로 적은 비정규전인지 전면전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강된 대규모 병력을 침투시킬 것이 예상된다』고 지적, 이번 멸공 83훈련을 계기로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완벽하게 갖추어 나가도록 지시했다.
전 대통령은 『방송시설·수원지·발전시설·통신시설 및 주요작전지휘부·교도소등이 그들의 주된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들 시설과 기관에 대해서는 당해 기관의 자체요원이 일차적 경계경비를 맡고 인근군경의 신속한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평소부터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특히 『대규모 지상병력을 동원한 적의 야간침투 가능성에 대처하여 조기발견 차단·섬멸 등의 다각적인 대응책을 세우라』고 지시하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적이 서울시 주변에 근접하기 전에 이를 격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통령은 『적이 공중침투를 기도할 경우 그 침투지점은 서울 또는 서울후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이럴 경우 그들은 특정지역의 점령보다는 고속도로를 차단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사화의 혼란과 민심의 동요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대통령은 이어 12일0시35분 치안본부에 들러 종합상황실에서 경찰의 멸공82훈련 수행상황을 보고 받고 「수도권에서 상황이 전개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병력의 즉각적인 소집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적이 도시로 침투했을 때에는 도로를 중심으로 이를 봉쇄함으로써 상황이 타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