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일본, 알고나 비판하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화해를 위해서
박유하 지음
뿌리와이파리
215쪽, 1만원

많든 적든 일본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불편함'을 안겨 준다. 교과서.위안부.야스쿠니.독도라는 민감한 주제들을 거침없이 파헤쳤다. 국가주의와 과도한 민족주의를 경계하고 혐오하는 저자의 관점이 일관되게 드러난다.

몇몇 구절을 읽노라면 "이 책처럼 힘들게 쓴 글은 처음"이고 "어쩌면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저자의 고백은 엄살이 아니다. "차라리 독도를 양국의 공동 영역으로 하면 어떨까""일본 교과서 비판이 궁극적으로 유효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나라를 위해 몸바치는 일을 당연시하는 (한국의) 교육과 자국중심주의적인 민족주의의 수정이 우선시되어야 한다""한국의 미군기지 주변의 '공창' 역시 '국가'가 용인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범관계일 수밖에 없다""(한국) 국립묘지의 역할은 야스쿠니 신사의 역할과 기본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

화살은 국내 종군위안부 관련 단체에도 겨누어진다. 일본을 늘 '군사대국화와 해외침략 의도가 있는 전범국'으로 규정하는 본질주의적 태도와, 때로 특권으로 변질하는 '정치적 올바름'의 폭력성을 매섭게 지적한다. 바탕에 일본 우익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을 깔고 있어 설득력이 있다.

세종대 일문과 교수인 저자는 일본 게이오.와세다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전공했다.

노재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