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수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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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하철 공사장에서 얻은 수묵화">
『전시회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출품한 것도 잊고 있었는데 큰 상을 받게되어 어리벙벙합니다.』
중앙미전에 두 번째 출품한 김영리양(24)에게 첫 수상의 기쁨을 안겨준 작품은 『실향-4』. 지하철 공사장의 아래 철근을 클로스업, 먹과 붉은색을 매치한 수묵화다.
작년 겨울방학 때부터 몇 차례 실험, 올 3월에 대작으로 완성했다.
지금 아랍미술관에서 첫 번째 개인전(3∼8일)을 열고있는 김양은 수묵화운동의 기수-. 앞으로도 꾸준히 깊이 있게 먹작업을 계속하겠단다.
지난해도 수묵화로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따냈다.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 지금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작년 준비한 작품 몇 차례 손질>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무얼할까 걱정했는데 아주 좋은 선물감이 생겼읍니다. 화질을 마련해준 아빠에게도 체면이 섰고요.』
두 아들의 엄마인 주부작가 김춘옥씨(37)의 장려상 수상작품은 『영83∼1』.
물에 비친 갈대와 배의 그림자를 그렸다. 일렁이는 물결과 그림자의 흔들림을 대비한 작품.
지난해에 내려고 준비했는데 동아미술제에 출품한 작품이 동아미술상을 받아 여기저기 헤프게 구는 것 같아 감춰두었다가 다시 손질해서 올해 냈다.
68년에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 그해 결혼해서 10년간 시집살이로 공백기를 가졌다. 79년에 세종대 대학원을 졸업, 다시 화필을 가다듬어 81년에 그로리치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의 모습 그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작업하느라 마무리를 완벽하게 못해 걱정했는데 큰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밤 2시까지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지난해 특선에 이어 올해 장려상을 따낸 이종구씨(29)의 수상소감이다.
수상작은 지난해에 이은 시리즈작품『장3.25 평방m -상황』.
공사를 하느라 뚜껑을 열어놓은 아스팔트 위의 맨홀을 그렸다. 열린 맨홀속의 긴장된 분위기를 나타냈다. 도로 위에 세워진 표지판에 형광안료를 칠해 더욱 강하게 부각시켰다. 젊 은 세대가 본 현실, 그리고 현실에 살고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것. 앞으로 더 현실적인 이미지를 형상화시키겠다고 별렀다. 이씨는 중앙대 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 지금 인천 동산고 미술교사로 재직중이다.

<"멍게 등 형체로 바다 이미지 표현">
『처음 공모전에 출품했는데 이처럼 후한 상을 받고 보니 선배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구리로 만든 추상계열의 작품 『해』로 장려상을 받은 임영선씨(24)는 이번 수상을 바탕 삼아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한다.
바다는 회화에선 자주 등장하는 주제지만 조각에선 보기 드문 주제. 임씨는 멍게·불가사리 등 바다생물의 형체로 바다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미 졸업작품 때부터 구상하던 것이었읍니다만 당시엔 아직 이미지가 정립되지 못해 미뤄왔던 것입니다.』
임씨는 앞으로 구상과 추상을 모두 공부하며 자기스타일을 정립해 보겠다고 했다.
올해 서울대 조소과 졸업. 현재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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