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준·대량화에 초점…칸막이로 내부구조 변경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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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새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건축가 김원씨는 다음과 같은 추택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값싸고 대량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설계나 자재의 표준화가 불비하고 거기에 고유의 전통적인 한옥주택의 장점 등을 잊어간다는 점이다.
김씨의 설계는 이런 범에서 표준화, 대량화에 초점을 맞춘 실용주태. 방 2.거실. 부엌의 건평 24평이 기본설계이지만 오히려 변화가 자유로운 설계시스팀이라고 보는 쪽이 좋다.
이 주택은 그림에서 보듯 사방 90cm의 칸 하나를 기본단위로 하는 것이 특징. 현재는 방 하나가 가로·세로 3.6m로 구획돼 있지만 용도에 따라 칸막이만 변경하면 내부구조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체 주택의 크기도 집을 앉힐 대지의 모양에 따라 또는 소득수준과 가족수의 차이에 따라 덧붙일 수도 줄일 수도 있다.
주택의 태부족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내 집 지을 엄두를 못낸 것은 바로 엄청난 건축비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주택은 자재의 표준화만 이뤄지면 보다 값싸게 집을 지을 수 있다.
평면도에는 잘 안 나타나 있지만 이 설계의 특징의 하나는 재래식 한옥의 기단을 살린 점. 기단이란 이곳이 내 집이라는 구획의 의미도 있지만 땅위에 직접 집을 지을 때와 달리 습기를 막아주고 배수를 원활히 하는 등 건축학상 장점도 많다.
이 설계방식은 물론 양식이지만 설계를 이용, 한식주택을 지어도 훌륭하다. 평당 건축비 70만원. 그러나 자재의 표준화만 뒤따른다면 건축비가 최소한 30%, 공기 또한 20% 이상 단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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