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LG카드 인수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존 본드(사진) HSBC그룹 회장은 26일 "외환은행이나 LG카드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HSBC 아태지역 이사회 참석차 한국에 온 본드 회장은 이날 저녁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일부 언론과 만나 "한국에서는 당분간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HSBC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HSBC는 제일.서울.한미 은행 인수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었다.

HSBC는 우선 한국 내 지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도권과 부산에 8개 지점을 갖고 있는 HSBC는 현재 대구.인천.대전 등 세 곳에 지점을 더 내기로 하고 정부에 승인 요청 중이다. 본드 회장은 "신설이 확정된 지점 외에도 앞으로 계속 지점을 늘려 나가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지점 추가 개설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한국에서 신용카드 사업도 하겠다"고 말해 조만간 지점을 30개 이상으로 늘릴 것임을 내비쳤다.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카드 사업을 하려면 고객이 25만 명 이상, 지점이 30개 이상이어야 한다.

본드 회장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업무를 강화하고 다음달 중순에는 고소득층을 위한 '프리미어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어 서비스는 예치금 1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1 대 1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다. 중소기업 금융과 관련, HSBC는 올 7월 서울 남대문 본사 사옥 안에 중기 금융을 전담하는 '기업 금융 센터'를 설치했다. 또 27일에는 서울 삼성동에 기업 금융 센터를 하나 더 열었다. 본드 회장은 "한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통해 현재 800명 규모인 한국 직원을 연말까지 1100명으로 늘리고, 내년에도 신규 채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HSBC 관계자는 "HSBC가 한국 지사를 확장하면 일자리가 늘고, HSBC의 글로벌 금융 기법을 익히는 국내 인력도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