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잃고 무수히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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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틀랜틱시티=이민우특파원】김상현(28)은 3일상오(한국시간)이곳 샌즈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WBA주니어웰터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아론·프라이어」(28)에게 공울림과 함께 시종 무수히 얻어맞은 끝에 3회37초만에 TKO패했다.
당초 김은 선전을 기대했으나 엄청난 파워의 열세로 6분37초동안 힘겹게 버티다 끝내 KO패로 주저앉고만것이다.
김은 이날 초반부터 「프라이어」의 저돌적인 공격에 주먹한번 내밀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좌우훅을 안면에 얻어맞고 말았다. 「프라이어」는 계체량에서 3차계쳬량(1차 4백50g)초과. 2차 3백g초과)끝에 한계체중(64·504㎏)을 힘겹게 통과, 최악의 컨디션으로 링에 올랐다.
그러나 김상현은 계체량(62·5㎏)에선 성공했지만 노쇠한데다 연습부족, 그리고 감량및 시차에서 오는 후유증으로 더욱 엉망의 컨디션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전이 벌어졌으나 「프라이어」는 링에 오르자 공격을 펼쳐 김을 꼼짝도못하게 만들었다.
지명도전으로 6만달러(약4천만원)의 대전료가 걸린 이번 타이틀전이 갑자기 이루어져 김은 불과 한달간의 훈련도 채못하고 대전에나서 처음부터 사기가 죽어있었다.
1회에 얼이 빠진 김이 2회들어 「프라이어」의 소나기펀치에 거의 그로기상태가되자 전호연매니저는 이종언트레이너에게 타올을던지라고 지시하기도 했었다.
33전 전승(32KO)에다 25연속 KO승을 기록한 「프라이어」는 최근 새로 결혼한 부인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2회중반부터 KO승을 확신했으며 또하나의 김득구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었다. 따라서 주심의 경기중단은 현명한 처사였다. 김같은 복서가 랭킹1위에 올라있는 것은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기고만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앞으로 「알렉시스·아르게요」와 재경기를 벌인뒤 「레이·맨시니」(WBA라이트급챔피언)의 도전을 받아주겠으며, 그후 웰터급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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