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박세일? 구시대적 인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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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박근혜계의 핵심 중 한 명인 홍문종 의원이 6일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했다. 김 대표가 박세일 전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에 앉히려는 것에 대해서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만 세 차례 나와 박 전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박 전 의원에 대해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약간은 구시대적 인물”이자 “석학이시고, 정치적으로 족적을 남기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정치적 족적이란, 2005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하다 의원직을 사퇴했고, 2012년에는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뛰어들기도 했다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김 대표가 박 전 의원을 통해 여론조사 공천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나타냈다. 여의도연구원은 여론조사에 특화돼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공천권을 유권자들에게 돌려주겠다며 여론조사 공천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결국, ‘박 전 의원을 여의도 연구원장에 앉힌 후, 내년에 있을 총선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진행하는 여론조사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공천을 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거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라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공정해보이지만 여론조사의 배경과 틀에 따라 특정 집단에 상당히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청년을 30% 넣느냐, 조사를 언제 하느냐 등이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틀을 만드는데 당대표나 여의도 연구원장이 중요한 팩트가 될 것”이라며 “김 대표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이나 박 전 의원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에 대해서도 “당 대표께서 하는 발언이나 가이드라인 등을 얘기할 때는 좀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지금 현재로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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