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이승엽 나란히 日 '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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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의 최홍만(25)과 프로야구 선수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23일 나란히 일본열도에서 '한방'을 터트렸다.

최홍만은 23일 일본 오사카돔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 출전, 밥 샙과의 대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판정승을 거뒀다. '승짱' 이승엽도 일본 진출 2년만에 약속대로 30홈런 위업을 달성하며 한국 야구의 위대성을 일본 열도에 알렸다.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들에게도 최홍만 이승엽 두 코리아 영웅의 승전보는 10년 묵은 체증을 싹 가시게 할 쾌거라 할 수 있다.

최홍만이 꺾은 밥 샙은 23일 은퇴를 선언한 K-1의 전설 어네스트 후스트(40․네덜란드)를 두번이나 꺾은 K-1 정상급 선수.

씨름계의 만류와 늦은 나이에 격투기 선수로 변모하는 그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한국 전통 스포츠를 버리고 일본에서 태동한 K-1에 진출한 그에게 걱정반 기대반의 시선을 보낸 것.

그러나 최홍만은 지난 3월 데뷔전인 K-1 서울대회에서 ‘깜짝’ 우승한데 이어, 이날 경기로 최정상의 선수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이번 승리로 최홍만은 오는 11월19일 도쿄 돔에서 K-1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 전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한편, 최홍만과 밥 샙의 경기는 케이블 위성 채널 시청률 역사상 최고 높은 수치로 이로써 MBC ESPN은 1일 전체 시청률 2.358%로 케이블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 같은 날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8회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8-2로 크게 앞선 8회 1사 1, 2루 에서 상대 우완투수 야나카 신지의 한가운데로 쏠린 136㎞짜리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이날 이승엽은 시즌 목표였던 30호 홈런을 달성했고 퍼시픽리그 전 구단을 상대로도 홈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엽에게 30홈런은 일본무대 평정의 신호탄일 뿐만 아니라 팀 내에서도 간판 거포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게 하는 기록.

한편 이승엽은 자신이 30호 홈런을 치던 비슷한 시간에 밥 샙에게 승리를 거둔 최홍만의 K-1 경기 녹화 방송을 보겠다고 밝혔다. 일본열도에서 분투하고 있는 최홍만을 보면서 동병상련의 정과 함께 더욱 전의를 다지며 포부를 밝힌 것.

최홍만과 이승엽. 일본열도에서 분투하고 있는 두 스포츠 스타에 팬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고뉴스=백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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